실종,구조자수 알면서도 거짓발표

해경이 지난달 23일 구조자 수가 2명이 줄어들고 승선자 명단에 없던 2명의 승객이 추가로 탑승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2주 넘게 숨겨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총 승선 인원에서 구조자와 사망자 수를 빼고 계산해왔던 실종자 수가 지난 7일 기준으로 35명이 아닌 33명으로 잘못 알려졌다. 해경이 관련 사실을 숨기면서 2주 넘도록 실종자 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2명의 실종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 세월호 침몰사고 23일째, 어버이날인 8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선착장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해역을 방문해 "가족들에게 숨김없이 구조 사항 등을 전달하라"는 지시마저 무시한 셈인데 사고 초기 늑장 대응과 소극적인 구조 및 수색 활동 등으로 비난을 받아온 해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23일째인 8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현재 세월호 승선자는 476명, 구조자 172명, 희생자 269명, 실종자는 3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날 오후까지 대책본부가 발표해왔던 승선자(476명)와 구조자(174명), 희생자(269명) 수에서 구조자가 2명 줄었다.

이에 대해 대책본부는 "동일인이 다른 이름으로 중복 기재되고, 동승자가 있었다는 구조자의 오인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난달 21일 파악했다"며 구조자 2명이 줄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구조자 수가 줄었는데도 총 승선자 수 476명에 변화가 없는 이유는 "승선자 명단과 개찰권에 없었던 중국인 2명을 신용카드 매출표를 통해 탑승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구조자가 2명 줄었지만 추가 승선자 2명이 확인되면서 총 승선자 수는 그대로라는 게 대책본부의 설명이다. 중국인 2명은 지난달 21일과 23일 시신으로 발견된 이도남씨와 한금희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해경은 적어도 지난달 23일부터 세월호 승선자가 총 476명이며 이 중 구조자가 172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2주 가까이 구조자 수를 174명으로 거짓 발표해왔던 셈이다.

문제는 실종자 가족은 물론 언론과 국민들조차도 이 같은 해경의 발표에 따라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수를 잘못 파악해왔다는 점이다. 현재 실종자 수는 해경이 발표한 총 승선자 수에서 구조자와 사망자를 뺀 나머지 탑승객 수로 계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경이 변경된 집계 결과를 발표하기 전인 7일 오후 5시 이전까지 실종자 수가 35명이 아닌 33명으로 잘못 알려졌다.

날을 지새며 자녀와 형제들을 진도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조차 2명의 실종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셈이다.

특히 해경은 지난 주말 실종자 가족들에게 채취해 보관하고 있던 DNA가 당시 언론에서 발표되고 있던 실종자 수보다 2명이 더 많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지만 침묵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이제까지 총 승선자와 구조자, 사망자 수만 발표했을 뿐 공식적으로 실종자가 몇 명이라고 해경에서 발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언론과 국민들이 실종자 수를 일방적으로 예측해왔다는 해명이지만 이 예상의 기초가 된 기본적 자료 중 구조자 수를 해경이 거짓으로 발표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혼선을 빚어 죄송하다"며 부인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선사에서 건네받은 승선자 명단 등을 토대로 총 탑승인원을 파악하던 중 무임승차나 탑승권을 구입하고도 타지 않은 승객, 미개찰 승선 등 많은 변수가 있어 확인 작업을 거쳐왔다"며 "이 과정에서 유야 2명이 탔을 가능성까지 제기돼 또 다시 숫자 변동 가능성이 높아 (실종자 2명이 늘어난 사실을)발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이미 검증되지 않은 승선자 수 등이 발표되면서 신뢰받지 못한 문제가 야기됐다"며 "변동될 때마다 발표할 경우 오히려 혼란을 더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검증 시간을 가져온 것이지 거짓 발표를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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