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김승혜 기자]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16세 때 사람을 죽인적이 있다고 말했다.

10일 필리핀 온라인매체 래플러 등에 따르면 아시아태평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다낭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의 마약 퇴치 운동을 홍보하는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고등학교 시절 2차례 퇴학당하고 3번째 학교에서 졸업할 정도로 반항아 기질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는 십대 때 감옥을 들락거렸다"며 "16살 때는 어떤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 진짜 사람이었고, 한판의 싸움이었고 한 번의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전에도 자신의 살인 경험을 고백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이었을 때 경찰에 시범을 보이기 위해 직접 범죄 용의자를 총으로 쏜 적이 있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그는 1988년부터 22년간 시장으로 재직했다. 지난해 5월 대선 유세 때에는 중국인 소녀를 유괴·성폭행한 범죄자들을 직접 총살한 적이 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과 '안전한 사회'를 구호로 내걸고 지난해 5월 대통령에 당선 됐다. 취임 후 16개월간 강도 높은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396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같은 마약과의 전쟁이 '인권 침해'라고 지적한 유엔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낭 내 필리핀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아그네스 칼라마드)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을 만난다면 찌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설적인 용어를 써가며 자신의 마약 단속을 비판한 유엔을 강하게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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