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5대 은행 3분기 누적 순이익 7조원에  달했다.

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 이어 지난달 31일 실적을 발표한 농협은행도 이자수익이 늘어나면서 1~3분기 누적 순이익(연결기준) 516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8억 원의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해 수익이 급증했다.

이렇듯 저금리 기조 속에도 오히려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높게 매겨 이른바 '이자 장사'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내은행 일반신용대출 금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을 기준으로 국내 16개 은행의 대출 기준금리는 평균 1.50%다. 이는 지난 2013년(2.85%)보다 1.35%p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가산금리는 평균 3.29%로 2013년(2.96%)보다 0.33p 올랐다.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에도 불구, 전체 평균 대출금리가 4.79%로 2013년(5.81%)보다 1.02%p 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은 바로 가산금리 때문이라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이 짙어지면서 은행들은 또다시 일제히 신용대출 금리를 올렸다. 가산금리 역시 역할을 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주요 시중은행 5곳의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지난 9월에서 10월로 넘어오며 최대 0.37%p까지 늘어났다.

KB국민은행은 9월 1.28%에서 10월 1.65%로 늘었다. 신한은행은 이 기간 동안 2.48%에서 2.65%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2.22%에서 2.36%로 올랐다. KEB하나은행은 2.9%에서 3.04%로, NH농협은행은 1.95%에서 2.01%로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국민은행의 경우 3.09%로 2.71%에서 0.38%p 올렸다. 신한은행은 4.13%로 3.94%보다 0.19%p 올랐다. 하나은행은 4.35%에서 4.53%로 0.18%p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3.88%로 전달 3.75%에서 0.13%p, 농협은행은 3.46%에서 3.52%로 0.06%p 각각 올렸다.

반면 예금·적금 등 주요 수신금리는 제자리걸음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정기예금 ‘KB스마트폰예금’ 금리는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모두 기본이율 1.2%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의 ‘하나머니세상 정기예금’과 신한은행의 ‘신한 주거래 우대적금(1년제)’ 금리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등 업무원가와 위험프리미엄, 마진율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은행이 저마다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때문에 공개되지 않는 가산금리의 산정기준을 두고 끊임없는 '이자놀이'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상 최대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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