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검찰이 조만간 전병헌 수석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했던 제3자뇌물죄가 전 수석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소환 날자와 관련, 한겨레는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5일 전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전했다.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5일 전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전 수석에 대한 소환일정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전 수석에 대해 제3자뇌물죄 적용이 가능한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전 수석이 돈을 직접 받지는 않았지만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내도록 요구해 제3자 뇌물제공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검찰과 롯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 수석은 제19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위원이던 2015년 4월 방송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 쪽에 선처를 약속하며 그 대가로 자신이 명예협회장으로 있던 한국이(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내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이런 요구에 따라 같은 해 7월 자신들의 주요 사업과 관련이 없는 한국이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전 수석은 2013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이 협회 회장을 지낸 뒤 올 5월 정무수석에 임명될 때까지 이 협회 명예회장으로 있었다.

앞서 박 전 대통령도 같은 구조의 혐의로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은 K스포츠·미르재단 모금과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관련해 제3자뇌물죄 혐의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을 압박해 K스포츠·미르재단에 수십억원의 돈을 출연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 돈은 최순실씨가 사실상 소유하고 운영했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이익을 공유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수사를 벌였던 박영수 특검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공동체'하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경제적으로 한 몸이기 때문에 기업이 출연한 돈이 최씨의 주머니로 들어갔더라도, 박 전 대통령에게도 이익이 됐다는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삼성 승계 작업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대가를 줬다고 판단했다.

전 수석도 비슷한 구조의 혐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 수석의 의원 비서관이었던 윤씨 등 3명은 지난 2015년 7월 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협회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윤씨 등 2명의 비서관이 브로커와 공모해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꾸며 자금을 빼돌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전 수석이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이자 롯데홈쇼핑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뇌물죄 성립의 요건이 되는 직무와의 관련성, 대가성 등도 충분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재승인'을 대가로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협회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부분은 박 전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것과 매우 닮아있는 셈이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전 수석에 대한 소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한 뒤 "제3자뇌물죄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미 보좌관 윤모씨가 이 혐의로 구속됐으니 관련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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