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공동경비구역 캡쳐
[김승혜 기자] 유엔사령부는 14일 전날 총격을 당하고 귀순한 북한군 1명이 차량을 이용해 군사분계선(MDL) 인근까지 왔다고  밝혔다. 또 이 병사는 JSA 경비병이 아니다며 MDL을 넘은 시간도 확인됐다.

유엔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후 3시15분께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1명이 공동경비구역 내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유엔사는 "북한군 1명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실질적 경계선인 군사분계선 인근까지 차량을 통해서 왔다"며 "이후 그는 차량에서 하차해 계속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도주했으며 도주하는 동안 그는 다른 북한 병사들로부터 총격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간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북한군의 귀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JSA 지역을 통한 북한군 귀순은 2007년 9월6일 병사 귀순 이후 10년 만이다.

JSA를 통한 귀순 사례로 널리 알려진 것은 1967년 북한 조선중앙통신 부사장 이수근의 '판문점 기습귀순'이다. 당시 판문점에서는 제242차 군정위원회가 열렸고 이를 취재하던 이수근이 차량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귀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한과 북한 사이에 총격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1984년 11월에는 소련 관광안내원 바실리 야코블레비치 마투조크가 갑작스럽게 망명해 이 과정에서 남북 경비병력 간에 총격전이 발생해 양측에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육군 카투사 장명기 상병이 사망했다.

 
북한군이 JSA를 통해 최초로 귀순한 것은 1998년 2월3일 판문점 경비를 담당하는 북한군 경비 부대 소속 변용관 상위(중위와 대위 사이 계급)가 JSA 중립국감독위원회 숙소 옆에 있는 북측 2번 초소를 통해 우리 측으로 넘어왔다. 귀순 당시 경비병 복장에 상등병 계급장을 달고 권총 1정을 지녔으나 귀순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13일 군 관계자는 "2007년 9월에도 JSA에서 북한군 병사 1명이 귀순해 왔다"고 밝혔으나, 이 사실은 이날 처음 공개됐다. 그동안 군이 이 사건을 비공개한 것과 관련, 전직 통일부 관리는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기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2차 남북 정상회담(10월 4일)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귀순 사실을 비밀에 부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렇다면 JSA에 근무하는 북한군들은 과연 누구인가

지난 1998년 판문점으로 귀순한 변용관 상위는 "판문점 북측 경비병들이 사병복장을 하고 있지만 실제론 장교들"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북한군은 판문점 JSA에 출신 성분이 좋고 당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일급 병사’를 특별 선발해 배치하고 있다. 한 발자국만 내디뎌도 남한으로 갈 수 있는 JSA 특유의 구조상 당 또는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낮은 병사들을 배치했다가는 연쇄 귀순으로 이어지고 내부 동요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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