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뷰포인트)
[김승혜 기자]북한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넘어 귀순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수술과정에서 수십마리의 회충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외신을 탄 가운데 북한 여군들 역시 열악한 환경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사플러스에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진 북한 여군의 실체를 조명함과 동시에 외신 보도를 통해 그들의 군 생활을 탐사했다.

'인민의 꽃' 북한여군

그동안 북한군, 특히 여군의 실체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의 경우 여성 군인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으며 실제로 여군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이다. 북한에서는 여군을 ‘인민의 꽃’이라 칭하며,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선군정치를 해 온 북한에서는 당원이 되거나 주요 고위직에 오르려면 군 복무 경력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의 경우, 6년의 군사복무가 끝나면 거의 100%가 당에 입당하고 제대를 했다.

이렇게 입당을 한 여군들을 대상으로 북한에서는 대학 공부를 시켰는데 결과적으로 군 제대, 대학 졸업, 입당 등 간부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징표를 모두 갖추게 되므로 당시 여군의 위상은 대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로 한때 여군이 되는 것은 ‘출세의 길’로 받아들여졌다.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여군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1964년 여군만으로 편성된 최초의 여군고사총 여단이 창설되었고, 1971년 이후엔 전투부대에까지 여군을 확대 배치하기도 했다. 김정일의 경우, 방문했던 여군부대에 ‘감나무 중대’, ‘들꽃중대’등의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이 일화는 북한의 드라마 TV실화극 ‘붉은 감’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여군의 위상은 1990년대 들어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극심한 경제 위기로 인해 식량 보급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군인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이러한 상황은 병사 모집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낮은 출산율과 군 복무 기피 현상으로 징집 대상인 남성만으로는 병력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되었고, 그렇게 생긴 빈자리는 여군들로 채워지게 됐다. 이같은 상황은 현재까지 이어져, 여군 수가 세계 1위에 이르고 있다.

 
"생리 끊기니 차라리 좋아"…

21일(현지시간) BBC는 식량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열악한 북한 여군실태를 북한군에서 10년간 근무했던 리소연씨(41)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세히 전했다.

리씨의 증언에 따르면 "여군들은 한 방에 20명 이상 모여 잠을 청한다. 왕겨로 만들어진 침대 매트리스에서 자고 일어나면 악취가 몸에 배지만 악취를 씻어낼 세탁 시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리씨는 "여성으로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제대로 샤워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여군들이 개울물에 호스를 연결해 몸을 씻는다"며 "간혹 호스를 통해 개구리나 뱀이 딸려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물을 데울 시설도 존재하지 않아 늘 찬물로 몸을 씻는다고 덧붙였다.

리씨는 1990년대 북한 식량위기로 대기근이 찾아왔을 때 리씨는 군인이 되면 끼니는 거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군대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수천명의 젊은 북한 여성들도 리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군인이 됐다.

하지만 식량 배급은 줄어만 갔고, 리씨는 "6개월~1년 복무 뒤에는 여군 다수가 영양실조와 스트레스로 생리를 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생리가 끊긴 여군들은 생리 기간에는 더 힘들기만 하다며 이를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씨가 복무하던 당시에는 군에서 여성용품을 공급하지 않아 여군들은 면으로 만든 생리대를 몇 번이고 빨아 재사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여군들의 성추행과 성폭행과 관련, 북한에서 성폭행으로 처벌받을 경우 최대 7년간 구금되지만, 리씨는 "대부분 증언하지 않기 때문에 (성폭행을 저지른) 남성은 대부분 처벌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폭행은) 끝나지 않고 반복될 것"이라며 자신의 동료 중에도 성폭행을 당한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북한 병사들의 열악한 보건 실태에 관한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은 JSA 북한군 병사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 통해 북한의 인도주의·보건 위기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경계가 삼엄한 국경에서 경비를 섰던 병사 몸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것은 식량이 우선 지급되는 군대에까지 식량 부족 문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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