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의 집에 괴한이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정 씨와 함께 있던 지인이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5일 오후 강남구 정씨 자택에 침입한 40대 남성 이모씨(44)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5분쯤 정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오후 3시 18분쯤 이씨를 삼단봉 등으로 제압해 붙잡았다.

이 사건으로 함께 있던 마필관리사 A씨가 흉기에 옆구리를 찔리는 부상을 당했다. 정씨는 다친 곳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습을 당한 A씨는 서울 행당동 한양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이씨는 택배기사로 위장하고 흉기로 경비원을 위협해 앞세운 뒤 정씨가 살고 있는 층까지 올라간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씨는 경비원에게 벨을 누르도록 했고 벨이 울리자 정씨의 아들을 돌보는 보모가 문을 열어줬다.

이씨는 경비원을 케이블 끈으로 묶어 눕히고 보모도 제압한 후 복층으로 올라가 "정유라 나오라"며 소리를 치자 A씨가 이씨를 저지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흉기에 찔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 직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씨와 A씨가 뒤엉켜 싸우고 있는 것을 경찰관이 분리시켜 제압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정씨의 아들과 보모는 1층에 있었고 2층에서 정씨와 A씨, 이씨가 대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관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가 "카드빚 2400만원 때문에 강도를 했다"고 진술을 반복했다.

또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씨가 돈이 많을 것 같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의 자택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일주일 전부터 수차례 사전 답사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가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관계는 지어낸 얘기이고 카드빚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정치적 목적은 전혀 안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부 범행 여부나 정당 등 특정 단체에 소속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씨는 무직으로 전과는 없었으며 서울 신림동에서 노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또 26일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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