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최경환(62)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찰의 네 차례 소환 통보 끝에 6일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9시56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선 최 의원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오늘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억울함을 소명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혐의 인정을 안 한다는 것이냐'는 등등 관련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최 의원은 ‘동대구역 할복‘ 운운하며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병기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최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라고 승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고, 지난달 20일 최 의원의 자택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경북 경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상당수 증거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소환이 구속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최 의원은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검찰 통보에 3차례 불응했다.

최 의원은 5일 오전 10시 검찰 출석 약속을 거부하며 "소환에 불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 이어 "국회 본회의 일정상 불가피하다며 예산안 표결이 끝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했다.

앞서 검찰이 최 의원에게 지난달 28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최 의원은 "수사가 편파적이다"라며 "공정하지 못한 수사에는 협조하지 않겠다"고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최 의원은 여론 악화와 당내 비협조를 의식, 검찰이 지난달 29일 다시 소환 일정을 통보하자 태도를 바꿔 "12월 5∼6일로 일정을 조정해 주면 검찰에 출석해 성실히 수사받겠다"고 요청했고, 검찰이 이를 수용해 5일 오전 10시로 일정을 정했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출석이 예정된 5일 마저 국회 일정을 핑계로 출석 요구에 또 다시 불응했다. 결국 최 의원이 3번씩이나 검찰과의 약속을 무시함과 동시에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다.

다음은 최경환 의원과 취재기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 국정원에서 예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특수활동비를 받았나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립니다. 오늘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서 저의 억울함을 소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혐의를 인정하는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서 사실대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직접 특활비 건넸다고 진술했고, 이병기 전 원장은 자수서도 썼는데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 본인이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나

“…”

- 문재인 정부 정치 보복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나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 1억원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는데

“사실대로 검찰에 말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