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 픽스어베이
[김홍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마디로 '화약고'에 불을 붙인 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의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주장했지만 유엔과 아랍권, 터키, 유럽 등 국제사회 전반이 이·팔 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저해하고 중동 지역의 긴장을 고조하는 불안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미국인들 조차도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가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반대하고 있다. 찬성은 31%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사관 이전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심지어 공화당 내에서도 찬반여론이 반반으로 갈린 상황이다.

그렇다면 왜 트럼프는 대사관 이전이라는 강수를 통해 협상의 판 자체를 깨고 나가려 한 것일까

전여옥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는 몇 가지를 노린 게 분명하다. 첫째, 미국의 주류인 유대인세력과 함께 가겠다는 ‘주류’선언이고 둘째로트럼프라는 정치인은 ‘한다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세번째는 정체상태에 있는 중동과의 협상에서 그 특유의 ‘몰아치기’ 전략을 세워 허를 찔렀다"고 해석했다.

영국의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ME)는 트럼프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배경으로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해석했다.

 
첫째는 트럼프는 그저 해야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둘째는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행동이라는 것, 셋째로 팔레스타인을 압박해 성과를 얻으려는 트럼프 특유의 협상 기술이라는 것, 넷째로 애초에 트럼프 자체가 이스라엘 편향적인 인물이며 평화 협상에 큰 관심이 없다는 지적이다.

매체는 이번 발표 이유에 대해 "네번째 분석이 가장 가깝다"며 이유로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스라엘 태생 시블리 텔하미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이들 보좌관을 두고 "전례없이 경험 없고 거품이 낀 사람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위험한 길로 안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팔 간 평화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해도 이번 조치로 아바스 수반은 협상 테이블에 거리를 둘 것"이라고지적했다.

그러면서 텔하미 교수는 “트럼프는 (이·팔 간의) ‘세기의 합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실패를 자인하는 것보다 다른 이에게 책임을 돌리고 비난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에브너는 “쿠슈너 등은 립서비스 성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지지했을 뿐, 이념적으로 이스라엘에 편향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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