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대여 투쟁력을 강화해 문재인 정부의 독단과 전횡, 포퓰리즘을 막아내는 전사로서 여러분과 함께 설 것이다”

더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참담하기 짝이 없는 자유한국당에 스스로를 투쟁 전문가로 소개해 온 김성태 원내대표가 원내 지휘봉을 거머쥐면서 밝힌 취임 일성이다.

김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함진규(재선) 정책위의장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전체 108표 중 55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의 모든 아픔, 상처를 뜨거운 용광로에 전부 다 집어넣자”며 “저는 절 지지해 준 분들보다 (원내대표 경선을 함께 치룬) 한선교 의원과 홍문종 의원을 지지해 준 분들도 더 챙기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 당이 서민,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정당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당이 되도록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으로 동지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보수 대통합은 필연적이다. 이제 바른정당과도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원내대표 후보 토론 마무리 발언 때 “대중적 지지와 신뢰가 기반되지 않은 야당은 힘이 없다”며 “우리가 혁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가진 자의 정당이 아니라, 친 서민 정당으로 당을 넓혀나가자”고도 말했다.

그런 만큼 김 원내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 대표와 함께 바른정당 등을 겨냥해 ‘보수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건 김 원내대표는 홍준표 대표와 선보일 '홍·김 투톱 체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앞서 밝힌대로 강력한 대여 투쟁을 한다면서 곤란한 처지에 빠질 수 있다. 야당이 막무가내로 싸움만 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김 신임 원내대표 당선에 대해 “오늘부터는 친박계는 없다”며 친박계 해체를 선언했다.

홍 대표는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원내대표 결과는 가열 찬 대여투쟁을 하라는 국민의 뜻으로 본다”며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한번 만들어보겠다”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당 내에 야당다운 절박함이 부족하다며 소위 '투사자질'이 있는 의원으로 김 원내대표를 지목해 왔다. 지난 10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김 원내대표에게 맡긴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홍 대표는 결과 발표 후 현장을 방문해 "국민들의 요구는 좌파광풍시대를 멈춰달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힘을 합치고, 안되면 몸으로 막아야 한다"며 "오늘 선출된 두 분의 원내지도부와 제가 함께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과연 김 신임대표가 정국 현안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체포동의안, 각종 개혁·민생 입법, 개헌과 선거법 개정 등에 어떠한 자세를 보일까

이마도 당장 최경환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가 시금석이 될 것이다. 만약 김 원내대표가 불체포특권 뒤에 최 의원을 숨기는 일이 발생할 경우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소리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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