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지난 10년간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예산을 집중 투자한 분야는 보육이었다. 보육 시설 확충은 단기간에 모든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도와줄 수 있는 방편이었다. 근로시간 단축, 육아휴직 활성화 등은 직장 내 문화를 개선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지만 보육 인프라 확충은 예산 투입만으로 이룰 수 있는 작업이었다.

실제로 보육시설이 2배 늘어도 국공립은 ‘로또’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정책을 시행하자는 청원을 올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는 직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며, 이름은 유시민이다. 최근에는 부업 삼아 방송 일도 조금 한다"고 본인을 소개하며 글을 시작했다.

유 전 장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자녀 보육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 부모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청원에 나서게 된 계기를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저 출산의 원인과 관련해 “젊은 부모들이 마음 놓고 필요한 시간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모두들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출산을 더욱 망설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생아 수 감소는 초등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학생 수 감소는 곧 초등학교에 여유 공간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늘어난 국가부채와 낮아진 경제성장률로 인해 재정 여력이 소진된 탓에 정부는 짧은 시간에 공공보육시설을 많이 짓기가 어렵다”며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생기는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 일부를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할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절실하게 느끼는 소망을 실현해 주는 일에 우선적인 관심을 가지고 열정을 쏟고 있다고 느낀다”며 “앞으로 더 힘을 내서 그런 일을 해주기를 바라며 마음의 응원을 보낸다”고 격려를 보냈다.

끝으로 유 전 장관은 “국민 입장에서 보면 어느 부처가 어떤 일을 하느냐는 신경 쓸 일이 아니다”라며 “학교 안 어린이집 확충은 법이 없어도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13일 오전 8시 현재 3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동의한다’는 댓글도 수백 개가 달려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5주년 환경재단 후원의 밤 '2017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에서 ‘미래부문’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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