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법원이 무죄 판결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쓴 글이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앞서 법원의 판단은 홍 대표의 예상과 다른 판결이 나왔다.
1심은 돈 전달자인 윤 전 부사장의 진술과 성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윤 전 부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며 증거 부족으로 1심을 뒤집고 무죄로 판단했다.
1심 법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은 지난 해 9월 "윤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아 홍 지사에게 줬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쇼핑백을 받는 과정부터 의원 회관으로 이동해 돈을 전달하는 과정까지 경남기업 관계자들 진술과 부합한다"며 징역 1년6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홍 대표가 당시 도지사였던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윤 전 부사장은 추상적이고 당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이 아닌 일반적인 경험에 의한 추론만을 진술하고 있다"며 "진술의 일부는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 사실에 배치되거나 아내와의 진술과도 모순돼 윤 전 부사장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무죄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김재형 대법관)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와 이 전 총리의 상고심을 선고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제 홍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2심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할 지 아니면 유죄로 판단했던 1심과 같은 취지로 사건을 다시 재판하라고 할 지에 달렸다.
2015년 4월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에 남긴 메모와 언론 인터뷰에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유력 정치인들이 홍 대표를 비롯, 대거 포함돼 있으며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회자됐다.
성완종 리스트에는 홍 대표 외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 등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으며, 현 문무일 검찰총장이 당시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수사를 이끌었다.
이제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선자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4일의 시간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