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북한이 종편방송에 출연하는 등 소위 ‘인지도’ 있는 탈북자들을 납치·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SBS에 따르면 “3년 전 탈북했다 재입북한 것으로 알려진 임지현 씨와 관련, 임씨와 같은 종편방송에 출연했던 전직 북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 박 모 씨 역시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특수부대에서 근무했던 박모(26)씨는 지난해 3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2014년 탈북한 박씨는 이후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는 또 남한 생활에 대한 열의도 보였다.

이날 방송은 탈북자들의 재입북 배경에는 북한 보위성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위성은 북한에서 체제 수호 업무를 맡는 기관으로 우리나라 국가정보원격이다.

정부는 박 씨가 북중 접경 지역에 사는 이모를 만나러 갔다가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임씨의 재입북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임씨의 지인을 통해 “지난해 초부터 임씨가 북한 보위성의 회유, 협박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탈북자들 역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위성이 주로 가족과 친척을 내세워 유인공작을 한다”고 말했다.

한 탈북자는 “친동생이 전화를 해 중국으로 와서 데리고 가달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북한에 있는 가족들은 전화를 건 적이 없다더라”면서 본인의 경험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이나 친지를 사칭해 전화를 건 뒤 북한을 탈출해 중국까지 와 있으니 데려가 달라는 식으로 유인해 탈북자들을 납치해 간다”고 했다.

이날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재입북자가 소지했던 휴대전화를 통해 탈북자들의 연락처와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심지어 통일부 공무원이 탈북자 개인정보를 브로커에게 팔아넘긴 일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10월 북한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재입북자 영상을 보면 “탈북자들이 하고 있는 나쁜 짓을 낱낱이 다 알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거주지가 분명치 않은 탈북자는 약 900명이다. 이 중 746명은 출국했고, 22명은 소재 불명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으로 출국한 탈북자 중 상당수가 북한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북한관련 한 전문가는 “북한 탈출을 막고, 탈북자들의 동요를 노리는 북한의 재입북 공작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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