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력의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는 선포하면서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대미·대남 전략 분리 신년사를 내놓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어떤 힘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믿음직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우리 핵무력은 미국의 어떤 핵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며 "(미국은)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이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호언했다.

자신들의 핵 무력이 미국과 맞설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과시하는 동시에 자위적 억지력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아가 내부적으로는 미국의 공격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이러한 국방 부문 성과를 토대로 '병진노선'을 통한 전략무기 중심의 국방력 강화에 더욱 매진할 것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기 연구부문과 로켓 공업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 탄두들과 탄도로켓을 대량생산해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대남 유화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냈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용의가 있다며 남북 당국 간 대화 개최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새해는 (북한) 공화국 창건 70돌이며,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북과 남에 다같이 의의 있는 해"라며 "남조선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견지에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정부가 제안한 남북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에 호응할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남조선 당국은 보수정권시기와 다름없는 부당한 구실과 법적 제도적 장치들을 내세워 각계층 인민의 접촉과 내왕을 가로막고 연북통일기운을 억누를 것이 아니라 민족적 화해와 단합 도모하는 데 유리한 환경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며 "북남관계 문제를 외부에 청탁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불순한 목적의 외세에 간섭의 구실을 줘 문제해결의 복잡성만 조성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남 간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어야 하며, 미국의 핵 장비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일체 집어치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나는 이 기회에 전체 조선 동포들에게 다시 한 번 따뜻한 새해 인사를 보내면서 의의 깊은 올해 북과 남에서 모든 일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새해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남과 북이 평화를 원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호평했다.

이날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김정은이 대회에 나설 것을 암시한 만큼 정부 당국이 이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서 남과 북이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평화를 얘기하면서 전쟁을 준비하는 "화전양면전술"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남 간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어야 하며, 미국의 핵 장비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일체 집어치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는 핵보유국의 지위로서 여유를 과시하려고 하는 입장이지 기존 북한 인식 변화는 김정은 신년사에서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 정권이 허술하고 섣부르게 남북관계 메시지를 낸다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많은 엇박자가 날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꼭 유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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