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이동하는 김여정
[김홍배 기자]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지는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말한 대목에서 엿볼 수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개막까지 38일(2일 기준) 남았다. 참가할 선수들의 명단을 최종 통보하는 엔트리 마감일은 29일이다. 김정은이 이같이 말한 것도 시한이 촉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자력으로 확보한 평창올림픽 출전권은 없다. 북한의 참가를 독려해 온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종목 국제연맹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을 고려해 왔다.

이 경우 북한이 선수를 보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은 피겨스케이팅 페어다. 북한이 자력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던 종목이기도 하다.

북한 피겨 페어의 염대옥(19)·김주식(26) 조는 지난해 9월 올림픽 추가 자격 대회로 독일 오베르스트도르프에서 개최된 ISU 챌린저 시리즈 네벨혼 트로피에서 총 180.09점으로 6위를 차지,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한 국가 중 네벨혼 트로피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평창올림픽 참가권을 따냈다.

김정은은 이날 신년사에서 대표단의 성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당국'이라는 표현을 고려하면 선수단 뿐만 아니라 이들을 이끌고 방한할 고위급 인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김정은이 '선수단'이 아닌 '대표단'이란 언급에서 보듯 생각하고 있는 대표가 누구냐가 관심이다. 

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정은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국면 전환 계기로 적극 활용해 왔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엔 김양건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용해 당 비서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측근 3인방을 깜짝 특사로 보냈다.  이번에 대표단이 온다면 2인자로 위상을 굳힌 최용해가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 “현재 북한 내 입지를 볼 때 최용해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며 “최용해가 온다면 남북관계에 상당한 진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최룡해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직함을 달고 지난 2016년 리우 여름 올림픽에도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 최용해에서 최휘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정은이 2인자 최용해에게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신임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와 함께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당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이 김정은의 평창 대표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의 이번 제안은 전형적 통일전선전술”이라며 “김영철을 보내 체육뿐 아니라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년사에서 평창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김정은이 자신의 혈족인 여동생 김여정을 평창에 보내는 파격을 보일 거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대내외에 자신의 존재를 확고히 과시하기 위해 백두혈통인 김여정을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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