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JTBC '신년토론회'가 지상파 드라마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술년 방송 대담프로의 막을 열었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생방송으로 진행된 JTBC '뉴스룸' 신년특집 대토론 1·2부는 각각 8.6%와 9.2%(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보였다.

'신년특집 대토론-2018년 한국 어디로 가나'는 손석희 앵커가 사회를 맡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박형준 동아대 교수, 유시민 작가가 출연해 외교 안보, 적폐청산, 개헌 등을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다.

사실 JTBC 뉴스룸이 준비한 신년토론이 예고됐을 때 이미 자유한국당의 인재(人災)에 다름없는 토론 전략의 부재가 예상됐다.

예상대로 ‘총대를 메고’ 나온 김 원내대표의 '좌충우돌' 답변은 한국당의 전략 부재를 초반부터 여실히 증명됐다. 게다가 김 원내대표는 이날 SNS상에서 누리꾼들로부터 ‘혼수성태’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인 2017년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특위위원장을 맡아 공정한(?) 진행을 선보이며 ‘MC 성태’라는 별명을 얻었다. 실제 다수의 국민들에게 얼굴을 알린 청문회이기도 했다. 청문회장에서 자세 불량이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겐 “우병우 증인, 자세가 그게 뭐에요! 자세 똑바로 하세요”라고 다그쳐 ‘호통 성태’라 불리기도 했고, 계속되는 국조위원들의 추가시간 요청에 투덜대며 1분씩 시간을 보충해줘 ‘노래방 주인’이라는 츤데레(상대방에게 애정이 있지만, 겉으로는 쌀쌀맞게 행동하는 태도를 일컫는 유행어) 별명도 얻었다.

이날 토론에서 김 원내대표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유시민 작가의 공격에 시종일관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혼수성태’라는 새 별명을 지어줬다.

이날 토론의 하이라이트는 첫 주제인 외교·안보 분야에서 시작됐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흠결을 지적하며 후속 조처를 지시한 것을 두고 “박근혜 정부가 잘하든 못하든 분명히 공이 있다. 그런데 30년 간 보관해야 하는 외교 기밀을 2년 만에 깨버렸다는 건 옳지 않다”고 공격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들 정서나 감정으로 볼 때 문 정부가 이 문제를 끄집어냄으로써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국가의 연속성은 부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의당 노회찬 대표는 “건물 유리창 함부로 깨면 안 되죠. 하지만 안에 불이 났고 사람이 있으면 유리창을 깨서라도 사람을 구해야 한다. 외교 비밀이라는 이유로 잘못된 합의를 그대로 안고 가면 안 된다”라며 “(앞으로 재협상이 힘들더라도) 함부로 잘못된 합의에 쉽게 응하지 않는 그런 자세를 보여주는 게 우리 세대의 임무”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노 원내대표의 유리창 비유에 “(유리창을 깰 것이 아니라) 비상구로 빼내야죠”라고 답했고, 노 대표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이날 진행을 맡은 손석희 앵커는 김 원내대표에게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냐’고 물었지만, 김 원내대표는 끝내 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참다못한 노회찬 “그러니까 탄핵당했지 이 사람아”

이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비공개 특사 방문을 놓고도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 역시 “문 정부가 UAE 특사 건을 수습하려면 지금처럼 적폐청산이란 미명 하에 국제 외교 관계에서 화를 부르는 섣부른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원전 수주와 함께 마치 뒷거래가 있는 것처럼 문재인 정권이 뒷조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시민 작가는 “그 주장이 팩트냐. 근거가 뭐냐”고 캐물었지만 김 원내대표는 “언론에 다 나온 내용”이라는 말 외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자 유 작가는 “이상 김성태 원내대표님의 아무 근거 제시 없는 주장이었다”고 마무리 지었다. 노회찬 원내대표 역시 김 원내대표에게 “열심히 좀 뛰어다녀라. 공부를 안 해서 시험 성적이 나쁜 걸 가지고 담임선생님이 정답 가르쳐줬다 하면 되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김성태 의원의 ‘좌충우돌 맹활약’에 누리꾼들은 “‘그러니까 탄핵당했지 이 사람아’ 2018년 유행어 예감”, “혼수성태 어안이 벙벙”, “김 대표의 맹활약으로 개그맨들이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오죽 답답하면 그랬겠냐" 는 두둔성 평가글도 적지 않았다.

한편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형준 김성태 정도의 말은 탑골공원 가면 온종일 들을 수 있다"면서 "토론은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한다.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과 뭔 토론을 한다고!"라고 가십성 관전평을 남기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