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이명박(MB)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침묵하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처음으로 언론에 속내를 내비쳤다.

20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MB 의혹 수사 '키맨'으로 알려진 김 전 실장은  “배신감이나 복수 때문에 나선 것은 아니다”며 “(MB에 대한) 섭섭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워낙 검찰 수사가 탄탄하게 진행돼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 시선이 얼마나 높아졌느냐. 더 이상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아이들에게 더 이상 잘못된 모습을 보일 수 없었고, 가족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라고 그간 고충을 말했다.

김 전 실장은 MB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부인 장례식 관련설에 대해"“수형자가 상주인데 대통령이 올 것이라 기대도 안 했다. 당시 청와대 직원들이 장례식장을 지켜줘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특활비 통로는 저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인데, 서로 그 사실을 알지 못할 정도였다. (돈 전달 통로로 알려진) 강현희 제2부속실장 등 당시 동료들이 잘못된 보도로 인해 마음 고생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MB 기자회견과 관련, 자기 반성과 뼈있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봤지만 심적으로 좋진 않다. 특활비가 과거 관행인 것은 분명히 맞다. 하지만 이제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이 관행이라고 용납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께서 국민에게 사과 드리고 용서 구하는 모습을 보이시는 게 최선이지 않겠나. 물론 제가 과거의 잘못으로 누를 끼친 점이 많고, 이미 많은 잘못을 저질러 수사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도 송구스럽다. 한 때 모셨던 분이라 섭섭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저도 ‘이러시면 안 된다’하고 충언을 하거나 바로잡지 못한 죄가 있다. 하지만 더 이상 국민들이 용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께서도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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