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4강에 진출하자 거리로 나와 환호하는 베트남 시민들[VOV 캡처]
[김승혜 기자]"주요 도시가 밤새 붉은 축하 물결을 이뤘다"

20일 밤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남부도시 호찌민 등 주요 도시마다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며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흔드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고 쯔엉 호아 빈 베트남 부총리가 안전 대책을 긴급 지시했을 정도로 축제의 열기에 뜨거운 밤을 지세웠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이라크를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베트남 축구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위세에 밀려 겪은 '변방의 설움'을 한방에 날린 역사적인 쾌거이기도 했다.

이날 베트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대회 우승국 이라크를 상대로 치열한 3-3 연장 접전을 벌이면서 승부차기 끝에 5-3 완승했다. 중요한 것은 경기 내내 베트남 선수들은 특유의 기술에 강한 팀 정신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박항서 감독이 있었다. 이날 이날 베트남소리의방송(VOV)은 이번 대회를 준비한 지 갓 50일을 넘긴 박 감독이 신뢰할 수 있는 팀을 만들었다고 호평했다.

중계 해설을 맡은 베트남 축구평론가 부 꽝 후이는 "박항서는 '베트남의 거스 히딩크'"라며 "그가 팬들에게 놀라운 선물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 감독은 베트남의 축구사를 새로 쓴 인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박 감독은 이라크와 경기를 마친 뒤 “기적은 그냥 이뤄 지는게 아니”라며 벅참 감격을 표했다.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후회 없는 경기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경기를 해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정말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4강 신화가 자신의 공이 아니라 헌신적으로 뛴 선수들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특히 경기 전 총리님께서 직접 서한을 보내셨다. 주장인 쯔엉에게 모두를 대신해 읽게 했다. 선수들이 큰 감동을 받고, 다짐을 하게 된 계기였다”며 뒷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박 감독은 베트남 성인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모두 지휘하며 2019년 AFC 아시안컵, 2020년 도쿄 올림픽 등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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