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여기가 끝이 아니다"

정현(22·한국체대·세계랭킹 58위)이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세계랭킹 14위)라는 산을 넘었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에서 조코비치를 3-0(7-6<7-4> 7-5 7-6<7-3>)으로 물리치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 8강에 올랐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인 샌드그렌(27·미국·97위).

샌드그렌은 정현과 조코비치의 경기에 앞서 열린 도미닉 팀(오스트리아·5위)을 3-2로 꺾었다.

샌드그렌은 정현보다 확실히 이름값이 떨어진다. 2011년 프로에 입문했지만 그 동안 ATP 투어 우승 경험이 전무한 것은 물론 지난해 9월에야 랭킹 100위 벽을 깼을 정도로 철저한 무명이었다.

이 대회 전까지 그랜드슬램 대회 성적은 훨씬 초라하다.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1라운드만 뛴 것이 전부다.

샌드그렌은 이번 대회 2회전에서 랭킹 8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3-0으로 완파하며 반란을 준비했다. 4회전에서 5위 팀까지 짐을 싸게 만들며 정현 못지않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샌드그렌이 제 아무리 상승 분위기라고 해도 정현으로서는 최적의 상대를 만났다. 최근 한 차례 만나 승리한 경험도 있다.

지난 9일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오클랜드에서 열린 ATP 투어 'ASB 클래식' 1회전에서 2-1(6-3 5-7 6-3)로 승리한 바 있다. 쉽게 얻은 승리는 아니었지만 당시 기억은 정현이 자신감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정현과 같은 키 188㎝인 샌드그렌은 서브가 강점이다. 팀을 상대로 서브에이스 20개를 쏟아낼 정도로 폭발적인 서브를 자랑한다.

정현은 대회를 치르며 강한 서브를 앞세운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53위)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4위)를 차례로 제압하며 약점이 될 수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한 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노련미의 조코비치까지 제압하며 여느때보다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다.

정현은 24일 샌드그렌과 8강전을 벌인다. 승리한다면 4강에서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경기 승자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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