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정현(22·세계 58위·한국체대)이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남자 테니스의 ‘기린아’ 정현은 24일 오전 호주 멜버른파크 센터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5회전(8강전)에서 파워 넘치는 스트로크와 폭발적인 리턴샷을 선보이며 한국 선수 사상 첫 그랜드슬램대회 4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결과는 정현이 세계 97위인 미국의 복병 테니스 샌드그런(27)을 맞아 서브의 폭발력에서는 다소 뒤졌지만, 포핸드·양손백 스트로크 싸움에서 앞서며 세트점수 3-0(6:4/7:6<7:5>6:3)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3경기 연속 센터 코트인 로드 레이버에 선 정현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1만명 넘는 만원 관중 앞에 선 샌드그렌보다 여유가 있었다.

샌드그런의 서브게임으로 시작된 1세트는 정현이 먼저 1게임을 내줬으나 자신의 서브게임을 잡아내며 1-1로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샌드그렌은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지 강점인 포핸드에서 실수가 나오며 위기를 자초했다. 정현이 3번째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1로 앞섰다.서비스 게임을 차례로 주고받은 정현은 5-4에서 상대의 잇단 실수를 이끌어내며 러브 게임으로 완벽하게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 들어서는 샌드그렌의 강서브와 과감한 네트 플레이에 고전했다. 두 선수는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접전을 펼쳤다. 3-5로 뒤진 가운데 정현이 듀스 끝에 샌드그렌의 서비스 게임을 가져온 뒤 자신의 게임을 지켜 동점을 만들었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6-6을 만들며 타이 브레이크까지 끌고 간 정현은 긴장감을 극복하고 2세트까지 따냈다.

3세트는 수월하게 진행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샌드그렌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범실 또한 잦아졌다. 정현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상대를 공략, 6-3으로 3세트를 가져오며 자신의 메이저대회 첫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샌드그런은 16강전에서 세계 5위 도미니크 팀(25·오스트리아)을 3-2로 물리치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정현의 벽에 막혀 멈췄다.

한편 정현은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와 토마스 베르디흐(체코·20위)의 승자와 4강에서 맞붙는다. 정현의 4강전은 26일 오후 5시30분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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