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중국과학원 홈페이지
[김승혜 기자] “손오공이 환생했다”

25일 중국 중신사 등은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순창(孫强) 주임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영장류를 상대로 한 복제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는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자신의 털 한 줌을 뽑아 입에 넣고 씹다가 내뿜으면 그 순간에 털들이 200~300마리의 작은 원숭이가 된다는 대목을 연상케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연구진의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24일자에 실렸다.

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핵치환(SCNT)기법을 통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데 대해 중국 언론들이 서유기에 나온 '손오공 신화의 현실판'이라면서 흥분하고 있다.

체세포핵치환 기법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여기에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기법.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를 얻을 수 있다.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1996년부터 여러 연구진이 이 방법으로 영장류를 복제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모두 실패했다.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인 '배반포기’까지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난제로 지적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명이 채 안 되는 연구진은 복제 수정란의 발달을 활성화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낙도에서 약 5년 동안 생활하면서 연구를 했고, 원숭이 복제 수정란을 만들 때 부터 실제 상태와 최대한 가깝게 제작하도록 노력했다.

또한 배반포기까지 복제 수정란이 잘 발달하도록 여러 화학물질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촉진하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진은 총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고, 이를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 나눠 착상시켰다. 6마리의 대리모가 임신에 성공했고 이 중 2마리가 새끼를 낳았다.

연구진은 지난해 11월27일, 12월5일 태어난 두 마리 원숭이에게 '중중(中中)'과 ‘화화(華華)'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중국을 뜻하는 ‘중화(中華)'에서 한 글자씩을 인용한 것이다.

순 주임은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달 말 세번 째 복제 원숭이인 멍멍(夢夢)이 태어나게 된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런 복제기술을 통해 의학계는 뇌신경질환이나 암 같은 사람의 질환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다만 이번 성과가 인간 복제하는 민감한 사안을 건드리게 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푸무밍은 “이런 복제기술의 유일한 목적은 인류의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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