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이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불거진 검찰 내 성범죄 문제와 관련해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조희진 지검장(56·19기)<사진>은 31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주재한 검사장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 내 남녀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한 조직문화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희진(56·19기) 서울동부지검장은 검찰 창설 이후 '첫 여성 검사장'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검찰 내 여성 대표 주자로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 사회적 파장이 큰 이번 사건의 조사를 전면에서 지휘하게 돼 법조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1일 대검찰청은 서 검사 사건과 검찰 내 관련 의혹 전반을 조사하는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을 구성하고 조 지검장이 단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조 지검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0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검찰 내 여성 검사로서 첫 부장검사, 첫 지청장, 첫 검사장 등 '최초', '1호' 수식어를 독차지해왔다. 검찰 내 소수인 여성 검사들의 맏언니로 '유리 천장'을 뚫고 길을 닦아왔다.

조 지검장은 1998년 신설된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으로 임명돼 첫 여성 법무부 과장이 됐고 2004년에는 의정부지검에서 첫 여성 부장검사 타이틀을 가졌다. 이듬해에는 사법연수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2008년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부장검사로 근무했고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등을 거쳐 2013년 12월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검찰 역사상 첫 여성 검사장이 됐다. 이후 첫 여성 지검장으로 제주지검·의정부지검 검사장을 지내고 지난해 8월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됐다.

지난해에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 최종 4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조 지검장은 여성 폭력 범죄 등과 관련해 다수 논문을 집필하는 등 평소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조사단장으로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5년에는 후배 여검사들과 의기투합해 여성 폭력 범죄에 대해 다룬 '여성과 법'을 출간했다.

향후 진상 조사의 구체적 계획과 방식은 조 지검장에게 모두 일임됐다. 조 지검장은 우선 부단장으로 여성정책부서 근무 경력이 있는 여성부장 검사와 일선 검사, 수사관 등 단원 10여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조사는 서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검찰 내부의 각종 성희롱·성추행 등 성범죄 관련 의혹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국 각 검찰청의 일선 검사와 수사관을 상대로 제보를 받거나 익명의 전수조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서 검사의 의견을 가장 먼저 듣고 이후 당시 성추행 현장에 있었던 검사나 직원, 법무부 감찰부서 검사, 사무감사 및 인사와 관련된 검사 등 관련자들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과정에서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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