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자유한국당 4선 이상 중진의원 7명은 12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거부한 홍준표 대표를 향해 “독선적 태도로 당이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정면비판했다.  홍 대표가 회의개최를 일축한 뒤 다시 요구한 것으로 내부 갈등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이주영·정갑윤·심재철··정우택·홍문종·유기준·나경원 의원 등은 이날 오후 2차 성명서를 통해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국민들에게 유일 대안 수권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한 채 지지율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 "홍 대표는 지난 8일 우리 한국당 4선 이상 중진의원 12명이 요청한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거부했다"며 "오직 당과 나라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제기한 중진의원들의 합당한 요청을 인신 공격적 언사마저 동원해 비난하고 걷어차 버렸다"고 말했다.

또 "당대표가 취해야할 자세로는 있을 수 없는 오만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어떤 쓴 소리도 듣지 않으려는 이런 당대표의 태도는 우리가 그토록 비판하는 현 정권의 독선적이고 잘못된 국정운영 방식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부진한 인재 영입과 낮은 지지율 등이 도마에 다시 올랐다. 중진 의원들은 "지방선거를 불과 넉 달 앞두고 주요 시도의 유력 후보조차 깜깜이인 당의 무기력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한국당은 국민들에게 유일 대안 수권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한 채 지지율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중진의원들은 무엇보다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비롯한 당의 많은 정치적 회의체들이 활성화돼 수많은 현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거듭 요구한다"며 "당대표는 많은 경험과 깊은 애당심을 가진 다선의원들의 의견에 우선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당의 진로를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대표 1인의 사당적 욕심 때문에 대한민국 유일 보수적통 정당인 한국당이 이렇게 지리멸렬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는 없다"며 "또한 당원들에게조차 호감을 얻지 못하는 당대표의 소통과 공감능력 부족은 당내 구성원 다수의 건전하고도 충정어린 다양한 의견들로 시급히 극복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8일에도 이주영 의원을 중심으로 당 중진인 정갑윤·심재철·강길부·정우택·홍문종·신상진·한선교·유기준·정진석·주호영·나경원 의원은 홍 대표에게 최고중진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앞서 이들의 중진회의 개최 요구에 대해 "과거 회의 때마다 내부 싸움이 벌어져 '봉숭아 학당'이란 소리를 듣지 않았느냐"며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 중진들을 "부패로 내사·수사를 받는 사람 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자기 상가 안 왔다고 방송에 나가 당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사람, 원내대표 (선거) 꼴찌하고도 의원들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반성도 안하고 나서는 사람·당이 어려운데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고 꽁무니 빼는 사람" 이라고 열거하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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