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2018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장을 찾은 선수들 너 나 할 것 없이 "원더풀"이라며 빙질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신기록도 풍년이다.

유독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빙질이 좋다", "빙질 덕분이다" 등의 메달리스트들 인터뷰가 이어졌다. 지난 7일 개막식 전 강릉 아이스 아레나 메인링크에서 연습을 마친 네이선 천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는 "빙질이 정말 좋다"고 말했고, 고다이라 나오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역시 평창 빙상장에 대해 "링크 안이 따뜻해서 몸을 움직이기 쉽고, 빙질도 단단해 컨트롤하기 좋다"고 했다.

스켈레톤 '세계 랭킹 1위' 우리나라 윤성빈 선수 역시 "얼음 상태가 굉장히 좋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얼음이다. 관리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빙질이 삿포로 선수권 때에 비해 좋았다는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선수는 5000m에서 6분 14초15로 5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캐나다 매체 더스타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브루스 아서는 평창올림픽을 향해 "문제를 꼽자면 흠잡을 것 없는 게 문제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빙상 경기장의 얼음은 250번 이상의 얼리는 과정을 반복해 완성된다. 5cm의 얼음을 만들기 위해서 바닥에 물을 뿌려 0.2mm의 얇은 빙면을 생성하는 과정을 약 250회 반복하는 것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부어 얼음을 만들게 되면 산소가 많아져 얼음의 강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또 강릉 아이스 아레나 경기장은 얼음 두께를 편차 없이 제빙할 수 있는 첨단 자동 제빙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더없이 완벽한 빙질을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선수들이 극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빙질 총괄은 배기태(54) 씨가 맡고 있다.  

과거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던 배 씨는 지난 17년간 얼음에만 집중했다. 배 씨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얼음은 내가 해 주는 만큼 그대로 표현해 준다. 편법이 없다. 있는 그대로 답을 해 준다, 속이지 않아서 참 좋고 예쁘다"고 말했다. 그만큼 얼음을 아끼고 사랑한 것. 한마디로 그는 '얼음에 미친 사람'이다.

선수들이 '지금까지 본 얼음 중 가장 좋았다'는 말을 해 줄 때 피곤이 싹 사라진다는 배 씨. 덕분에 최상의 빙질과 함께 최고의 올림픽 신기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평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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