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지난 14일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윤택이 과거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결국 19일 이윤택 감독이 기자들 앞에 섰다.

이윤택(66)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무릎을 꿇고, 제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기된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는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관계는 했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취재진은 "상대방이 원한 관계였냐"라는 질문에 "차마 말씀 드릴 수 없다"라고 답을 흐렸다. 이어 "성폭행 문제 제기를 한 분들에게 성폭행한 적 없다"며 "이 부분은 법적 절차가 이뤄진다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서도 또 다른 성추행 의혹이 폭로되기도 했다. 한 취재진은 “성폭행을 주장하는 피해자가 2명이고 그중 한 명은 2차례 중절 수술을 받았고, 한 명은 임신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알고 있나.”고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이윤택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어떻게 사실인지 아닌지 알고 있나.”라고 재차 묻자 이윤택은 “그렇게 한 사실이 없다. 그런 부분은 법적 절차에 따라서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 역시 “다른 작품에 출연 중인 한 배우에게 발성 연습을 시키겠다는 이유로 가슴 등을 만지는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이윤택은 “그때는 발성 연습이라 그렇게 했지만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기분 나빴다면 문제라고 생각한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윤택은 논란이 됐던 이른바 ‘여관방 안마’ 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는 “부끄럽고 참담하다.”면서 “다시 한번 당사자분들에게 머리 숙여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후배 단원들이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라’며 매번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제 자신을 다스리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큰 죄를 저질렀다. 다시 한 번 피해자분들에게 사죄드리고 연극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윤택의 성추행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씨를 회원에서 제명했고, 한국연극협회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이날 누리꾼들은 "사과를 할 게 아니고 벌을 받아야 할 듯",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네", "나오지 마세요..아시는 분이", "누군가의 간절함을 지 욕구 채우는데 사용하는 악질“, "성추행이 관행이랍니다.", "극단 내 18년간 가까이 진행된 관행이 성추행입니까? 징그럽다", "더러운 욕망보다도 더 잘못한 것은 뒤집어 엎어야 그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 자기방어는 당연한 거지만... 리얼리즘, 리얼에 빠져 현실과 상상 사이를 구분 못하는 건 예술가로서 생명이 끝났다고 본다" 등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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