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단의 박승길 변호사
[김홍배 기자]박근혜(66) 전 대통령 '국정농단' 혐의 국선변호인이 '눈물의 변론'으로 용서를 구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이어 5명으로 이뤄진 박 전 대통령 측 국선변호인단은 검찰 구형 후 주요 혐의별로 각각 최후변론에 나섰다.

이 중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관련 변론에 나선 박승길(여·39기) 변호사는 "구체적 청탁 대가로 출연한 게 아니고 전경련 차원에서 기업들 모두 출연한다고 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는 법정에서 기업 관계자가 한 말"이라고 항변했다.

기업, 전경련 측 증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재단 지원을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이냐는 질문에 대체로 "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기업 등 관계자들이) 대체로 강요의 피해자가 됐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기업들에게 왜 재단에 출연했느냐는 개방형 질문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라며 "협박이 두려워 재단에 출연한 것인지 아무리 기록을 봐도 수긍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상하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문'이라는 LED 디스플레이와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아나운서가 '문으로 소통하네요. 문통이네요'라고 했다"며 "(아나운서가) 이런 말까지 해야하나 싶었다. 박 전 대통령은 헌 집이고 불통이며 사람을 생각하지 않은 대통령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높은 곳에서 환영과 박수를 받는다"고 언급했다.

또 "그 이후 촛불집회 시민들이 행진하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저는 박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준비를 수년간 하면서 비용과 시설 문제를 고민했고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여긴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변호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리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했던 일까지 없던 것으로 치부하고 감옥에 가두고 평가하지 않아야 가능하다는 것인가"라며 "부디 실수가 있었더라도 불철주야 대통령으로서 노력한 점과 사적 이익이 없었다는 점을 부디 감안해서 판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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