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금호타이어 노조의 해외 매각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에도 불구하고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중국 트럭·버스·타이어 판매 3위 업체인 더블스타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총 매각 금액은 6463억원으로 주당 5000원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주식 42.01%를 95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상표권 사용료 협상 잡음과 노조의 반대, 인수 가격 인하 갈등 등을 겪다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실적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인수 가격을 16% 인하하라고 요구한 반면 고용승계 등 채권단 요구는 수용하지 않아 결국 협상이 깨졌다.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은 구주 매각이 아닌 신주를 발행해 경영권을 더블스타로 넘기는 방식이다. 계약금은 총투자액의 5%인 323억원으로,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올 상반기 중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조건을 보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 간 보장하고, 증자가 마무리되면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간 지분매각이 제한된다. 

산업은행은 2일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실사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채권단 체제하에서의 정상화 달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경쟁사 수준으로 자구 계획을 이행해도 계속기업가치는 청산가치보다 1575억원 많은 1조1905억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측은 경쟁력 취약, 고비용 원가구조 및 과도한 투자비용 소요 등 전반적으로 열악한 경영여건 등으로 인해 더블스타로 경영권 이전을 통한 정상화 추진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 지분은 현재 산업은행이 13.5%, 우리은행이 14.2%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전국 금속노조 금호타이어 지회는 3일 광주광역시 영광통 사거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겸한 집회를 열고 "채권단과 산업은행이 중국 공장 경영 실패의 책임을 국내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금호타이어가 제2의 GM, 제2의 쌍용차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해외매각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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