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한마디로 패닉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4일 영화계 한 관계자는 "그가 조연으로 출연한 '신과함께-인과연('신과함께2')'이 재빠르게 재촬영을 결정했지만,나머지 영화들은 묘안을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 추문에 휩싸인 오달수가 주·조연을 맡아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만 4편. 그외에도 서너개의 영화가 이미 찍는 중이거나 그의 출연이 결정된 상태이다. 하지만 오달수가 출연하지 않은 영화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배우나 감독 등 영화인을 상대로 한 '미투' 폭로가 언제 어디서 추가로 터져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달수는 ‘이웃사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컨트롤’ 등 3편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웃사촌’은 이환경 감독의 복귀작으로, 가택연금 중인 예비대선주자와 그를 돕는 비밀 정보요원 간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물이다. 오달수가 가택연금 중인 야당 정치인 역을 맡았다. 이 영화 순 제작비는 80억원으로, 오달수가 비중이 큰 역할을 맡아 이를 재촬영하는 데에만 15~20억원 가량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 '컨트롤'은 아직 배급사가 정해지지 않아 개봉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신과함께2' 관계자는 "오달수뿐만 아니라 최일화 분량 역시 모두 덜어내고 재촬영할 계획"이라며 "현재 두 배우를 대체할 배우들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최일화는 현빈·손예진이 주연한 '협상'에서 이야기 전개상 중요한 악역으로 등장했다. 이 때문에 제작사 JK필름도 재촬영 등을 검토 중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상당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승인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할리우드 배급사들은 '미투' 운동에 대해 한국보다 더 민감한 편이어서 재촬영 가능성이 점쳐진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올 더 머니' 역시 주연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성 추문에 휩싸이자, 개봉 6주를 앞두고 크리스토퍼 플러머를 캐스팅해 다시 촬영한 전례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달수 출연작이 아닌 다른 영화들도 잔뜩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영화계 인사는 "배우나 감독의 사생활을 전부 알 수는 없지 않으냐"며 "문제가 터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미투' 폭로 이후 영화계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시사회 후 시끌벅적한 뒤풀이가 줄고, 농담도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 중견 영화인은 "신인 여배우들과 만나는 자리는 아예 가지 않는다"면서 "얼마 전 VIP 시사회 이후 열린 뒤풀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미투' 운동은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영화계 전반의 문화가 바뀔 것"이라며 "나름대로 희망적인 면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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