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충남도청 홈페이지는 마비됐다. 그의 성폭행 혐의 보도를 접한 이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6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한마디로 충청 전역, 아니 온 나라가 맨붕에 빠진 하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차기 대선후보 ‘영순위’로 거론된 그가 ‘미투 운동’을 언급한 과거 발언과 행적들을 보면 과연 ‘그는 누구인가’ 되뇌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안 지사의 성폭행 혐의가 알려진 5일, 안 지사는 공교롭게도 '미투(me-too)' 운동을 독려했다. 그는 당시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 행사에서 "미투 운동을 통해 '인권 실현'이라는 민주주의 마지막 과제에 우리 사회 모두가 동참해 달라"며 "지난 3년 간 충남도는 인권도정이라는 관점에서 일체의 희롱이나 폭력, 인권 유린을 막아내는 일에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 안 지사가 지난해 7월 스위스 출장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다시 부각됐다. 앞서 김지은 비서는 스위스·러시아 등 해외 출장과 서울 일정 등 외부의 시선이 적은 곳에서 성폭행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당시 '스위스 제네바에 다녀왔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인권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했다", "이제 인권의 개념을 확정해야 한다. 존중하고 보호받는 인권을 넘어 인간 권리의 목록들을 증진하고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아내 덕에 페미니즘 공부를 합니다"라고 밝혔던 것도 마찬가지다. 안 지사는 당시 ‘프레시안’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부인은) 가장 든든한 조언자이자 카운슬러"라며 "몇 해 전부터 여성주의 책들을 읽으면서 공부하고 있지만, 남성 중심 사회에서 교육받고 생활해 온 탓에 아내를 통해 보는 세상의 반쪽 창이 더 소중하고 의미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이 재조명 되면서, 충남도청 내 '도지사가 추천하는 책' 코너에 페미니즘 문제를 다룬 책 <빨래하는 페미니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가 비치된 사진이 다시 부각됐다.
이날 게시판에는 "소름이 돋는다", "자기 비서 인권이나 제대로 챙기시라" 등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안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지은 씨는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을 찾아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씨 측이 제출한 고소 사유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위계 등 간음' 혐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