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봉주 페이스북 캡쳐
[김승혜 기자]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은 7일 오전 11시 '연트럴 파크'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당시 기자 지망생인 A씨를 호텔로 불러내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프레시안 폭로 보도 때문이다.

정 전 의원 측은 추후 출마선언에 관한 구체적인 장소와 날짜 등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은 전날까지만 해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희정 지사건으로 많은 분들이 멘붕에 빠져있는 듯 하다"며 "심기일전하고 예정했던 일정에 따라 7일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한다. 현장에서 기운 팍팍 불어넣어 달라"고 알리기도 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현직 기자 A 씨는 "2011년 정 전 의원이 호텔로 불러내 키스를 시도하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2011년 11월 1일 정 전 의원이 출연한 '나는 꼼수다'의 애청자였던 A 씨는 친구와 함께 K 대학에서 열린 정 전 의원의 강연을 들었다.

기념사진 촬영 후 정 전 의원은 A 씨에게 "어느 대학에 다니냐"라고 물었고 A 씨가 "S 대학에 다닌다"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곧 S 대학에서도 강연한다. 그때 또 보자"라고 명함을 건넸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연락을 하고 지냈다고 한다. A 씨는 "정치인 연락처를 처음 받아봤는데 정말로 답장을 하는 게 신기해서 연락을 주고받았다"라고 말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A 씨에게 S 대학 강연 홍보를 부탁했고, 11월 14일 S 대학에서 강연이 진행됐다.

강연 이후 정 전 의원은 학생 수십여 명과 함께 S 대학 근처에게 뒤풀이를 가졌고, A 씨도 그 자리에 동석했다고 한다.

그날부터 정 전 의원은 A 씨에게 수시로 연락을 했다고 한다. "바쁘냐", "뭐 하냐" 등 계속 연락했다고 한다. 또 정 전 의원은 공식적으로 쓰는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한 대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상하다고 느낀 A 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정 전 의원은 A 씨의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A 씨, A 씨 친구들도 정 전 의원의 연락을 피하자 정 전 의원의 연락도 차츰 뜸해졌다.

그러다 2011년 12월 22일 정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된 이후, 다시 연락이 시작됐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감옥 들어가기 전에 한 번만 얼굴을 보고 가고 싶다"며 A 씨에게 집요하게 연락했고, A 씨는 동정심에 정 전 의원이 수감되기 전(2011년 12월 26일 수감) 12월 23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현 켄싱턴 호텔) 1층 카페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났다. 장소는 정 전 의원이 정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호텔 직원은 A 씨를 룸으로 안내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한 시간쯤 기다리자 정 전 의원이 들어와 '보고 싶었다', '남자친구는 있냐', '내가 너에게 코도 (성형수술) 해주고 다른 것들도 많이 해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감옥에 들어가게 돼서 미안하다', '종종 연락하겠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상하다고 느낀 A 씨는 '약속이 있어 나가봐야겠다'라고 하고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났다고 한다.

A 씨는 "갑자기 제 쪽으로 다가오더라.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자며 저를 안더니 갑자기 키스를 하려고 얼굴을 제 앞으로 들이밀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A 씨는 정 전 의원을 밀치고 룸에서 빠져나왔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를 한 뒤에도 A 씨에게 연락했다. 이때는 A 씨, A 씨 친구들도 모두 기자가 된 상태였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정치인 대 기자로서 해줄 이야기 있다'라고 만남을 요청했고 A 씨는 다른 친구와 함께 보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A 씨의 친구는 정 전 의원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A 씨가 약속을 취소하자 정 전 의원은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데 약속을 취소하냐"라고 화를 냈다고 한다. 이후 A 씨와 정 전 의원의 연락을 끝이 났다.

A 씨는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A 씨는 "주변 기자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정 전 의원이 대학 특강 다닐 때 어린 여대생들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고 다녔다는 소문이 도는 것 같다"며 "혹시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함께 용기를 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답변할 이유가 없다. 명예훼손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프레시안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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