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권에서는 '4대 천왕'으로 불릴 정도로 아주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인물이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 출신인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2년 선·후배 사이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전 KDB산업은행 회장과 ‘금융권 4대천왕’으로 불린 실세다.

우리금융투자증권 사장에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있던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5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에 취임했는데, 당시 대표로 갈 때도 ‘친분’을 바탕으로 갔다는 후문이다.

이 전 회장 측 관계자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돈은 안 되는, 명예만 있는 자리지만 와 주겠냐’고 이팔성 전 회장 측에 제안해서 가게 된 자리가 교향악단 대표”라며 “그때 인연을 바탕으로 이 전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능력을 인정했고, 4대천왕으로까지 불리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후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캠프의 특보로 MB당선을 도왔다.

두 사람의 친분이 도마에 오른 것은 2008년 초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 공모였다. 낙하산 논란 속에 탈락했는데 이사장이 된 이정환 씨는 검찰 수사와 함께 지속적인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이팔성 씨는 그 해 6월 거듭된 낙하산 논란 속에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검찰은 이팔성 전 회장이 MB에게 준 돈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대가로 보고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하면 자리를 위한 대가성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다는 것이 지적이다. 오히려 MB가 이 전 회장을 금융권 요직에 놓고 각종 사업과 관련한 중간책 역할을 맡겼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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