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중재 노력이 실패하면 다시 벼랑 끝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줄인다면 노벨 평화상을 탈 수도 있다”

영국 BBC 방송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회동 제안을 받아들인 소식을 전하면서 “21세기의 정치 도박(The political gamble of the 21st Century)”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BBC방송은 북미대화를 중재한 문재인 대통령을 “외교의 천재(a diplomatic genius)” 이거나 혹은 “나라를 파괴하는 공산주의자(a communist set on destroying his country)”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벼랑 끝 작전의 달인(a master of brinkmanship)” 이거나 혹은 “사기 장기판의 졸(a pawn in a more devious game)” 중 하나일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어 BBC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에 주목했다. 문재인은 지지자들로부터 “최고의 협상가(negotiator-in-chief)”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의 이런 협상기술로 인해 김 위원장을 비핵화 회담으로 끌어 들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존 덜러리 연세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북한의 매력공세라고들 하는데, 사실 나는 한국의 매력공세라고 생각한다. 이것(북미대화)은 명백하게 문재인 대통령이 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단을 북한에 보낼 때 김정은으로부터 반드시 비핵화란 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을 동시에 다루는데 있어 “'정직한 브로커의 역할(the role of honest broker)”을 했다고 평가했다.

BBC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신중하게 말을 선택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잘 숨겼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올 신년사에서 남북한 간 대화가 열리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덕이라고 치하를 하는가 하면, 대북제재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트럼프와 공화당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BBC는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압박 정책이 김 위원장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냈다면서 자신의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는 세련된 외교술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BBC는 그러나 "이 가장 놀라운 정치 도박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는 김정은"이라면서, “김정은이 연초 신년사를 통해 한국에 분명한 (평화의 메시지인) 올리브 가지를 전한 순간부터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기에 이르기까지 김정은은 가장 정교한 프로파간다 기술의 달인임을 분명히 드러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초정하고, 핵 실험 동결 의지를 먼저 밝히는 등 “진정으로 절묘한 외교적 행동(the real diplomatic masterstroke”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미국 지도자들의 역대 외교 중 “가장 대담하고 가장 역사적인 행보 중 하나(one of the boldest and most historic moves)”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BBC는 평가했다. 또한 "만약 이 도박이 통한다면 트럼프는 북한문제를 해결한 대통령이라는 공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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