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배우 조민기가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이어 성추행 의혹을 받아온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모 교수가 자택에서 17일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와 마찬가지로 이 교수의 휴대전화에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또 이날 이 교수의 자살은 네티즌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안겨 줬다.

이 교수는 지난 14일 수년 동안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언행을 해왔다는 재학생들의 폭로글이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올라온 후 사흘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게시글에서 3명의 여학생은 “상대는 오랜 시간 재직 중인 교수이며 저희는 학생으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절대적인 약자이기 때문에 이후의 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입을 열었다. A교수가 “벚꽃 행사 가본 적 있냐, 남자친구랑 자러 간 거냐? 벚꽃을 보러 간 거냐?” “남자랑 옷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냐?” 등의 성희롱은 물론 뒤에서 안고 손을 잡는 등 신체 접촉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7년에도 같은 성추행건으로 고발된 적다"고 적었다.

이에 학교 측은 15일 “다음주 안으로 A교수에 대한 별도 조사팀이 꾸려져 진상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같은 날 이 교수는 언론을 통해 자신의 성범죄 정황이 밝혀진 후 “학생들에게 사죄를 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싸늘한 주변의 시선과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17일 경찰은 “(A씨는) 오후 1시쯤 주거지에서 발견됐으며, 같이 사는 가족이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보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또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서 스스로 숨진 것이 거의 명백하다”며 “타살 혐의점이 없으므로 검찰과 협의해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A교수가 남긴 종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휴대전화에 메모 형식으로 유서와 비슷한 심경을 써놨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조민기에 이어 이 교수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자 네티즌들은 ‘미투 운동’에 대한 상반돤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또? 무책임한 인간... 죗값을 치르거나 진정으로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죽음으로 회피하려 하다니" "타인의 몸을 만질 때 조심스러워야 할 것이고..말할 때도 조심해야 된다. 특히 교수나 어떤 지위의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은 더 조심해야 될 것이야 세상이 바뀌어서 예전처럼 행동하면 훅간다" "성폭행 의혹 이윤택 같은 인간도 사는데 그 정도로"라는 등  비난글이 있는 반면 "해외에서 그렇게 미투 운동해도 자살자 안 나타난다. 한국이 얼마나 표리부동한 사회이며, 눈치 보는 사회인지 알 것 같다" "왜 조사를 중단하냐 진짠지 아니면 무곤지 확인해야지" "미투가 아니라 살생부네"라는 부정적 반을을 보이는 글 역시 적지 않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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