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정두언 전 의원이 지난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윤옥 여사의 명품백(에르메스 가방) 사건이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경천동지할 세 가지 일' 가운데 하나가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나머지 두 가지 일은 김 여사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가지 '경천동지'는 무엇일까 본지에서 이에 관해 추적하던중 당시 화제가 됐고 흐지부지(?) 막을 내린 한 사건을 발견했다.

바로 MB '친자확인소송'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자확인소송은 MB정권 초 인터넷라디오 <나는 꼼수다>에서 언급되면서 온라인상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친자확인소송을 통해 ‘본인이 이 대통령의 친자’라고 주장하는 조성민 씨의 존재는 미주 선데이저널의 보도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네티즌들은 기사를 퍼다 나르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자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나꼼수'를 통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 한남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나꼼수’첫 번째 콘서트 공연 말미에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눈 찢어진 아이를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콘서트 장에서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본인과 에리카 김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MB와는 부적절한 관계였다’라는 말과 연관지어 마치 언급된 아이가 이 대통령과 에리카 김 사이에서 나온 아이인 것처럼 언론보도가 나가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김 씨가 언급한 아이는 선데이저널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조성민이며 그가 대리인을 통해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해 이 대통령의 혼외자식 존재설이 알려진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에 대한 친자확인 소송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 사실 자체가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현 정부에게는 크나 큰 부담이다. 특히 친자확인소송 가능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전직 대통령들인 YS, DJ에 이어 최고위 현직 정치인으로서 도덕성에 치명적 흠집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정권말 레임덕을 앞둔 MB 정부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어쨌건  선데이저널을 비롯한 몇몇 한국 언론들은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가정법원에 서류를 확인하는 등 분주한 심층취재를 벌여왔지만 이러한 소문을 확인한 청와대 측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일부 언론에게는 노골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 문제가 공론의 장으로 나오면서 더 이상 숨기기에는 어려운 상황까지 와버린 것이다.

하지만 해당 매체 역시 친자가 있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 이런 소송이 제기됐다는 ‘팩트’를 보도했을 뿐 그 이상의 '팩트'는 찾지 못한채 막을 내렸다. 다만  MB에게 불신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젊은층들이 여기에 살을 붙이고 추측을 하며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시 매체가  전한 친자확인소송 관련 한 소식통의 제보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보 내용은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한 조성민 씨와 이모 안은희 씨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도 MB 캠프를 직접 찾아갔었다”는 구체적 진술이었다. 이어 제보자는 “당시 캠프에서는 모두가 쉬쉬했던 일이지만, MB의 최측근 인사인 정두언 씨와 신재민 씨가 필사적으로 막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시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임명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MB 캠프에서 이른바 ‘하이 서울팀’으로 전방위적 플레이를 펼치는 리베로 역할을 맡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또한 차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거론되고 있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조선일보 부국장과 주간조선 편집장을 지낸 역량을 발판으로 MB 캠프의 ‘합류파’로 분류돼 각종 기획부문을 담당했던 인사다.

아무튼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MB의 친자임을 주장하고 있는 조성민 씨는 30대 중반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조씨 측의 주장이 맞다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안 모 여인과 만나 사생아를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은 지난해 10월 18일자 신문에 연훈 선데이저널 발행인과 17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MB 정부의 선데이저널 사찰 의혹과 다시 불거진 다스(DAS)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 다뤘다.

다음은 매체와 나눈 연훈 대표의 대화의 주요 내용이다.

-청와대 보고 문건을 처음 접했을 때 어땠나? MB 정부 사정기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상했던 일이다. 공식적으로 우리와 싸워 (혼외자) 사건을 확대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 기관을 동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2004년 BBK 주가 조작 사건을 최초 보도했다. 지금까지 100여 차례 보도해 왔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140억 송금에 대해서는 7년 전에 보도했고 49억 송금 의혹에 대해서도 2004년 보도했다. 친자확인소송을 나서서 막았던 인물들은 2007년 나를 찾아와 ‘대선이 끝날 때까지만 참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든 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상대로 싸워봐야 손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 선데이저널은 MB의 친자확인소송을 최초 보도했다. 어떤 내용이었나.

“2011년 한국 정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친자확인소송에 휘말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명박 정부의 한 측근을 통해 친자확인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지했다. 우리는 이 소문이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원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해 급기야 사건 번호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사건 번호를 법원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피신청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자라고 주장하는 조OO씨와 그의 이모라고 주장하는 안OO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1년 7월부터 3차례에 걸쳐 MB 사생아 친자확인소송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4개월 뒤인 11월 ‘나는 꼼수다’에서 ‘눈이 찢어진 아이’에 관한 친자확인소송 내용과 사실을 언급했다. 한국의 일부 진보 언론들이 이를 받아쓰면서 이야기가 커졌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소송을 걸겠다고 운운했고 심지어 나중에 법원 인터넷 망에서 소송 사건 기록이 삭제됐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법원 사건 기록이 삭제된 데는 청와대 압력이 작동했을 것이다.” 

 '2007년 BBK 사건을 최초 보도하자 MB 측근 정치인들이 직접 LA로 와서 회유와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구체적으로 누구였나?'

 “박계동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07년 대선 직전 BBK와 관련해 선데이저널 발행인 연훈이 BBK 공작을 주도했다며 언론을 통해 거짓 주장을 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공작정치분쇄 범국민투쟁위원장이던 박 전 의원은 당시 LA까지 나를 찾아와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저와 다소 친분 관계가 있었던 MB 캠프의 신재민과 김효재씨도 대선 전 나를 만나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과연 정두언 전 의원이 말하는 세가지 '경천동지'할 사건 중 두번째가 '눈이 찢어진 아이' 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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