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014영 3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영 기자]인천 영종도에 기존 카지노 외에 추가로 3개가 더 조성될 것으로 보여 영종도가 라스베가스나 마카오 같은 카지노 집적화 도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 영종도에 기존 파라다이스시티를 비롯 3개의 복합리조트 외에 추가로 3개의 카지노를 포함한 대규모 복합리조트 건립이 추진된다.

현재 영종도에는 파라다이스시티가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이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건립 승인을 받은 시저스코리아 리조트,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영종도를 한국의 라스베가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최초 카지노 설립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당시 카지노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그 내막을 들여다 봤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는 3월 18일 인천 영종도의 카지노 진출 계획을 청구한 중국·미국계 합작사 ‘리포&시저스’(LOCZ)의 투자계획 등에 대한 사전심사를 한 결과, 총점 1000점에 822.9점으로 800점의 기준을 통과해 ‘적합’ 통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OCZ 측은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 1단계로 2018년까지 7467억 원을 투자해 호텔, 컨벤션센터와 함께 외국인 전용카지노 가운데 최대 규모인 7700㎡의 카지노를 건립하게 된다. 하지만 카지노 업계 사정에 밝은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번 정부의 결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일단 문광부는 이번 카지노 허가 발표 이전인 지난 2월 영종도에 대규모 복합리조트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다.

당시 선데이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 사업제안서가 정부에 처음 접수된 것은 지난 2012년 9월 이명박 정부 말이다. 이 사업을 제안한 것은 전 세계 ‘한상’들이었고, 그 중심에 일본 파친코의 대부로 불리는 한창우 마루한 회장이 있었다. 특히 이 사업은 세계 한상들이 처음으로 모국에 하는 대규모 투자여서 더 큰 관심이 쏠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와 한창우 회장 간의 다리를 놓은 것이 바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 카지노 제외

1931년 경남 삼천포(현 사천시)에서 태어난 한 회장은 16세 때 혼자 일본으로 밀항해 온갖 고생 끝에 호세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57년 파친코회사인 마루한을 설립, 현재 260개 점포를 거느린 일본 최대 파친코업체로 일궜다. 마카오 카지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마루한은 연 매출 30조원의 일본 내 20대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한 회장은 일본 재벌 순위 17위에 올라 있다.

고향이 경남 삼천포였던 한 회장은 사업이 성장하면서 삼천포 인근 거제를 고향으로 하는 김 전 대통령과 둘도 없이 막역한 사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장은 김 전 대통령의 일본 후원회장을 하기도 했다. 한 전 회장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었던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의 인연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친분을 맺게 됐다.

한 전 총리는 한 회장이 만들었던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를 조직할 때 많은 도움을 줬고, 그 때 이 전 대통령이 조직위원장을 하게 됐다. 결국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한 회장이 이 전 대통령과 가까워졌고, 2012년 정권 말 한상들의 처음으로 국내 대규모 투자 결정을 했던 것. 이 전 대통령 역시 기꺼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 문광부 차원에서 1년 6개월 가까이 여러 가지 사업 검토를 했다.

 
YS절친 재일교포 한창우 배제

그리고 지난 2월 사업 계획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영종도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추진하기로 한 이 사업은 한상들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를 통해 1조9436억원을 들여 워터파크,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특급 호텔, 복합 쇼핑몰, 골프장 등을 건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사업 발표 당시 이 사업이 수익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워 해외 관광객이 찾기 쉬운 데다 수도권에 위치해 워터파크 등을 찾는 국내 수요도 충분히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았다. 국내외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카지노시설 도입이 계획돼 있지 않다는 면에서 과연 기대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따라서 파친코계의 대부인 한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결국에 가서는 드림아일랜드에 카지노가 들어서지 않겠냐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정부도 이런 시각을 의식해서인지 카지노는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여기서 한 단계 들어가 보면 박근혜 정부가 왜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에는 카지노를 허가하지 않고, 한 달 만에 중국계 기업에 카지노를 허가했는지를 알 수 있다. 원래 드림아일랜드에는 카지노 설립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광부에서도 이런 초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드림아일랜드의 사업 주체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가까운 한창우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카지노 허가권을 뺏어 버린 채 리조트 계획만 허가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돌연 중국계 기업에 카지노 허가권을 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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