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차(오른쪽) 태광실업 회장이 2015년 2월 20일 베트남 태광실업 현지 공장을 방문한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 주석을 영접,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미영 기자]‘베트남의 막강한 실력자 박연차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비공개 일정까지 세부 조율했다’

참여정부에서 급성장했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그가 참여정부를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고 있는데 주로 베트남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29일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박 회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박 회장은 베트남에서 거의 국빈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지내는 중이며, 가까운 스님 2~3명과 함께 카지노 등에 출입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 정부 및 공산당 관계자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베트남 공기업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지난 몇 년 간 은둔생활을 접고 사업적 측면에서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신남방정책이란 이름으로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것이 박 회장의 활동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으로 방문할 때 박 회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박연차 회장의 재기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맞물려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현지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박 회장이 그런 역할이 가능했던 것은 그가 베트남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나 포지션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애플은 몰라도 태광실업은 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태광실업 전체 매출은 베트남 진출 초기인 1994년에는 1116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조558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가운데 70%가 베트남 법인에서 나올 정도로 이곳의 역할이 크다. 현지 고용 인원은 진출 초기 1만여 명에서 지난해 7만여 명으로 늘었다.

지난 10월에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가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공장을 찾기도 했다. 마이띠엔중 총리실 장관과 응우옌티응이아 교육부 차관, 응우옌번아이 문화부 차관, 부오비반끄엉 총노동위원장 등 각 분야 주요 인사들도 동행했다. 베트남 총리가 정부 인사들을 대거 이끌고 외국 투자기업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지 언론들도 응우옌쑤언푹 총리의 ‘깜짝 방문’을 비중 있게 보도했을 정도다.

▲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박연차, 베트남서 국빈대우

현지 정치인들이나 공산당 관계자들과 두루 가까운 박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시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일정은 양국 정부가 정했지만 우리 정부에서 결정해야 할 현지 일정이나 간담회 등을 정하는데에 박 회장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최대 수혜자가 바로 박 회장의 태광실업이란 점이다. 3월 22일부터 3일간 문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 정책 핵심인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은 연례 회담을 하기로 했고, 문 대통령은 꽝 주석에게 편리한 시기에 방한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제적으로는 대규모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의 투자 문호도 크게 열렸다. 국영기업 민영화와 상업은행 구조조정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된 것이 주목된다.

한편 현 정부 내에서는 박 회장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고 한다. 하나는 박 회장에 대한 분노를 가진 측이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비서관이 여기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하나는 박 회장에 대해 여전히 우호적 시선을 가진 인사들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최대 계파로 꼽혔던 부산파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김해를 기반으로 한 태광실업에 여전히 우호적 시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한 것은 참여정부 최대 게이트를 일으켰던 박연차 회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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