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부인 이설주(왼쪽 첫 번째)가 지난 1일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을 관람하며 무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승혜 기자]가수 최진희가 평양 공연에서 부른 ‘뒤늦은 후회’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곡은 '현이와 덕이'(장현, 장덕)이가 부른 노래로 우리에게는 기존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80년대 곡이다.

최씨는 이미 1992년과 2002년 평양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 금강산 공연 경험도 한 차례 있다. 외부와 겹겹이 단절된 북한이 문을 열 때마다 최씨를 불렀다. 방문횟수만으로도 북한이 얼마나 최씨의 노래를 사랑하는지 증명해준다.

이번 무대에서 최씨는 '사랑의 미로' 한 곡과 함께 생소한 노래 한 곡을 더 불렀다. 남매듀오 '현이와 덕이'가 1985년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음반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의 B면 2번 트랙곡 '뒤늦은 후회'였다.

가수 최진희는 2일 평양의 유명 냉면집인 옥류관에서 남측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어제 악수를 하면서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했어요. 그제야 왜 (공연을) 준비하는 측에서 제게 ‘뒤늦은 후회’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는지 알겠더군요.”라고 말했다.

최진희는 전날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에서 자신의 노래 ‘사랑의 미로’와 남매 듀오 ‘현이와 덕이’의 히트곡 ‘뒤늦은 후회’를 열창했다. 최진희는 “처음엔 내 노래만 부르고 싶었다. ‘뒤늦은 후회’를 불러달라는 요청이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고 싫었다”고 했다.

 
남측 예술단의 첫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처럼 공연과 관련된 뒷이야기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남측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전날 방북단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서 우리 취재진과 만나 “조용필은 후두염 때문에 고열과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선희는 대상포진 후유증이 있었다. 서현도 몸살이 왔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가수들이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며 “출연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지원단 관계자는 가수 싸이가 평양 공연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엔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참가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방탄소년단의) 일정 때문”이라고 짧게 답했다.

북측은 선곡은 물론이고 출연자의 복장이나 안무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단 관계자는 “준비 기간이 더 길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우리 예술단은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합동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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