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2011년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을 위해 큰아버지인 이상은씨에게 빌렸다고 했던 현금 6억원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 관련자를 상대로 이상은씨가 과거 자택에 직접 보관했다는 거액 현금의 출처를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9일 이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내곡동 땅을 구입할 때 사용한 자금 6억원의 출처가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마련할 목적으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을 구입했는데, 당시 시형씨가 땅을 사들이면서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문이 증폭됐다. 이 의혹은 결국 이듬해 이광범 특별검사팀의 수사로 이어졌다.

당시 이상은씨는 "자택 벽장(붙박이장) 속에 있던 현금 6억원을 시형씨에게 빌려줬다"고 했다. 이상은씨는 "2005년부터 1000만∼2000만원씩의 현금을 찾아 많게는 10억원까지 벽장 속에 쌓아뒀는데 이 중 일부를 차용증을 쓰고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의 수사 결과, 시형씨는 김윤옥 여사가 논현동 땅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한 돈 6억원과 큰아버지 이상은씨로부터 빌린 현금 6억원으로 내곡동 사저 대지를 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시형씨가 이상은씨에게 빌린 것이라 주장했던 6억원이 사실은 김윤옥 여사가 준 현금이었다는 사실을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여사가 불법자금 수수 및 사용에 모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30일 비공개 조사를 추진했으나 본인 거부로 무산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여사는 조사 하루 전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며 ‘옥중조사’를 거부한 상황에서 부인이 조사에 임할 수는 없다”고 해 무산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비공개 조사에 동의하고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조사자(김 여사)가 마음을 바꿨다고 검찰이 협의 과정을 공개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검찰은 여전히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6억원 출처는 김여사로 파악됐지만, 김 여사가 어디에서 얻은 돈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 부분 수사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를 시도할 예정이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조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