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이명박 전 대통령이 1996년 제15대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선거 때 다스(당시 대부기공)에서 매일 같이 마대자루로 돈을 받아와 사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급여 등 지구당 조직에 지급된 자금 이외의 선거기획으로만 13억원 정도를 사용하는 등 모두 60억원 정도 사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10일 세계일보는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비서관이었던 김유찬 SIBC(SIBC international Ltd) 대표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를 인용, “(1996년 제15대) 종로(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이자 당시 다스 사장인) 김재정씨가 매일같이 대부기공(현 다스)에서 돈다발을 실어 날랐다”고 증언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어 김 대표는 “(종로구 선거기획을 맡고 있던) 내 손에 의해 집행된 액수만도 대략 13억원 정도 됐다”며 “지구당 조직쪽에서 나간 것은 아예 계산이 안된 액수였는데, 당시 돈으로 종로선거에서 약 60억원 정도는 족히 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대표는 또 “이 전 대통령 주변은 대부분 한몫 챙기려는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자갈밭에 물붓기식으로 돈이 빠져나갔다”며 “(당시 수행비서) 이모씨를 통해 거의 매일 수억씩 현금을 대부기공(현 다스)에서 가져와 이 비용을 충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냥 돈으로 유권자를 샀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며 “(1996년 제15대) 종로선거는 전형적인 금권선거 즉 돈선거였다”고 회고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앞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청구서에서 다스자금으로 지구당이나 선거캠프 급여 등을 지급하고 다스직원을 선거사무소 경리 등에 일하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그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구속 기소를 지켜보며 ‘만시지탄(晩時之歎)’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MB의 주장대로 정치보복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라 “평소에 뿌린 그대로 거둔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 때문에 “발버둥 친다고 장기간 국민을 대상으로 기망한 온갖 죄와 허물이 합리화되고 덮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중·자숙하며 통렬하게 반성”할 때라는 것. MB에게 “진심으로 참회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책 <이명박 리포트>(2007)에서도 “이 의원이 대부기공의 돈으로 선거조직의 많은 이들의 급여를 지급하고 지구당 당직자들에게 ‘부장’ ‘과장’ 등 대부기공 직원의 직책도 마음대로 부여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이 1995년 제14대 전국구 국회의원 때 인연을 맺었고,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종로구 선거기획업무를 전담했다가 당선 후 결별했다. 그는 이후 1996년 9월 양심 선언, 2007년 2차례 기자회견과 두 차례에 걸쳐 책 ‘이명박 리포트’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이것이 문제가 돼 2007년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444일 동안 옥고를 치렀다. 한때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 대표는 현재 홍콩과 두바이에서 자산운용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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