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독 회담이 13일 전격 성사됐다.  회담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20분 동안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단독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과 홍 대표가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 안보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지만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고, 홍 대표는 ‘대화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으며 국가운명을 좌우할 기회인만큼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회담 직후 '무슨 얘기가 오갔나'란 기자들의 질문에 "45분은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이었고, 김 원장의 거취와 관련한 내용은 1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홍 대표는 외유성 출장 의혹을 받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이) 즉답은 없었지만, 김 원장은 집에 보내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눈 회담 내용을 현안 별로 정리했다.

정국 현황에 대해

홍 대표: 지방선거에서 엄정하게 중립을 지켜 달라. 노무현 대통령 때 선거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아 탄핵 제소된 일이 있다. 지선을 엄중히 중립적으로 관리해 달라. 가능한 한 지방 출장은 삼가시고 선거 관여로 오해받을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 : "당연한 얘기다. 그럴 생각 조차도 없다"

홍 대표: “박 전 대통령이 뇌물 사건인데 추징금이 0원이었다. 추징금 0원인 뇌물 사건을 본 일이 있느냐. 나이가 66세인데 24년을 살면 90세다. 죽어서 나오란 말인가. 그게 상식에 맞는 판결이라고 보느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잡아넣었으면 됐다. 아들 잡고 형 잡고, 부인 잡아넣고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 이제 그만해도 됐다”

문 대통령 : “박 전 대통령이 저렇게 된 건 나도 안타깝다. 정치 보복 문제는 청와대가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남북, 북-미 회담-안보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 : “남북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지만,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홍 대표: “대화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기회인 만큼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시점에 하면 1939년 9월 뮌헨회담처럼 회담 이후에 남북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홍 대표 : “북한의 위장전술이 의심돼 회담 실패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의 관계도 원활하지 않다”

문 대통령 : “지금 진행되는 것은 남북 만의 협상이 아니고 북미 협상도 있고 북한도 중국에 다녀왔다. 여기에 우리가 중재를 하면서 생각과 의견을 모으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

홍 대표 : “한ㆍ미 관계가 걱정스럽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ㆍTHAAD) 체계, FTA(자유무역협정) 이런 문제로 신뢰 관계가 없어진 것 아닌가”

문 대통령: “한ㆍ미 관계에는 이상이 없다. 평창 올림픽만 하더라도 긴밀한 관계를 통해 진행됐고 모든 사안을 긴밀한 협력과 협조하에 하고 있다. 우려하지 말라”

회담을 마치며

문 대통령 : "일자리 확대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에 협조해달라"

홍 대표 : “추경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사안이라 내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 김 원내대표와 의논해보겠다”
  
문 대통령 :“여야 상설협의체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청와대에서는 소수 정당도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당에서 하면 교섭단체만 하더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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