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CNN 캡쳐)
[김홍배 기자]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자국민들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자행한 시리아에 대한 보복공습을 미국 시간으로 13일 밤(시리아 시간 14일 새벽) 공식 감행했다.

 지난 7일 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동구타 두마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해 자국민 70명 이상 사망케한 것에 대한 보복공격이다.

14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프랑스, 영국군은 시리아 시간으로 14일 새벽 시리아 홈스 서쪽의 화학무기 저장시설과 주요 지휘소, 다마스쿠스 바르자 지역의 과학연구 센터와 화학무기 생산 시설 등을 겨냥해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이용해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해보다는 훨씬 고강도의 공격이었지만 “일회성 공격”으로 제한했으며, 러시아와의 충돌로 번질 수 있는 목표물은 피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밤(미국 현지시간, 한국 시각 14일 오전) 텔레비전(TV) 으로 된 연설에서 “조금 전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역량과 관련한 타깃에 정밀 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영국 군대와의 합동 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인간의 행동이 아닌 괴물의 범죄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이날 “내전 개입이나 정권 교체에 관한 일이 아니라 지역 긴장 고조와 민간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제한적이고 목표를 정한 공격”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내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프랑스가 지난해 5월 설정한 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지난해 4월에도 아사드 정권이 반군 점령지인 칸사이쿤에 사린가스 공격을 하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발사해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이번 미사일 공격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두 번째로 이뤄진 시리아군의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 공격이다.

시리아 국영 TV는 시리아 공군이 미·영·프의 연대 공격에 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3개의 미사일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과학연구센터가 있는 바르제(Barzeh) 지역에 떨어졌으며, 시리아 공군은 연합군을 향해 다마스쿠스 인근 알 키스와(Al Kiswah)에서 13기의 미사일을 대응 사격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이 러시아와 사전 조율 없이 시리아를 공습하자 러시아 정부와 의회 등은 강력한 반발을 표명하고 있다.

러시아 국가 두마(의회) 국방위원회의 알렉산데르 셰린 부위원장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의 범죄자다. 하지만 그걸론 충분치 않다. 그는 제2의 아돌프 히틀러다”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공격 시점을 직접 고른 것이 마치 히틀러가 소비에트 연방을 침공한 것과 같다는 논리다. 셰린 부위원장은 “러시아는 이를 공격 행위로 받아들일 것이다. 모든 국제 규범과 국제법상의 권리가 침해 당했다”라면서 “핵보유 국가로서 안보와 조력의 의무를 지닌 주권 국가에 대한 사실상 전쟁 선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14일 “미국 등의 시리아 공습이 러시아 대공방어망이 설치된 타르투스ㆍ흐메이밈 기지에 미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수년간 테러리스트의 위협에서 살아남으려 했던 국가에 공습이 가해졌다”라며 “마침내 평화로운 미래의 기회를 찾은 순간 시리아의 수도를 포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미국의 공세가 일단락되고 화학무기 억제라는 명분에 맞춰 공습의 범위를 제한한 만큼, 향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강경 태세에 내놓는 대응이 시리아를 둘러싼 대결구도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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