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20%가 넘는 고금리를 부과하는 저축은행이야말로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다"

김기식 원장은 16일 오후 3시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동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저축은행 CEO간담회'를 갖고 저축은행중앙회장 및 저축은행 대표이사 10명에게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장으로 공식업무의 마지막 발언이었다.

이날 오후 김 원장(사진)은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과 '셀프후원'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 판단에 결국 자진사퇴했다. '취임 15일'후 사퇴, 역대 최단기간에 낙마한 금감원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김 원장은 금감원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선관위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까지 물러나면서 새 정부 들어 임명된 금감원장 모두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앞서 금융권 채용비리를 척결하겠다며 앞장섰던 최흥식 전 원장은 되레 하나금융 사장 시절 대학 동기의 아들을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 6개월 만에 낙마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청와대가 낙점한 김기식 원장 역시 각종 비리로 물러나게 되면서 금감원을 향한 시선은 더욱 싸늘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흥식·김기식 등 두 명의 금융감독원장이 연이어 불명예 퇴진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던 금융혁신 작업이 표류하게 됐다. 청와대로선 인사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증에 공을 더 들일 수 밖에 없다. 최근 김 원장이 금감원 내부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는데, TF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긷 나온다.

한편 김 원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어수선해진 금감원 분위기를 다잡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개혁을 위해 임명된 원장에 대한 내부 기대치가 높았는데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물러날 처지에 놓여 있어 직원들도 상당히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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