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A뉴스 캡쳐
[신소희 기자]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51)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필명 ‘드루킹’ 김모씨(49)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다수의 인터넷 기사 주소(URL)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9일 “2016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는 총 14개이며, 이중 10건이 기사 주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김 의원이 어떤 기사의 주소를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김경수 민주당의원과 교류하며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민주당원 김모씨의 범죄혐의를 규명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이들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다.

20일 선데이저널은 '한국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숨겨진 ‘드루킹’ 실체 전말'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이 텔레그램 메시지를 직접 확인한 사정기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장탄식을 했을 만큼, 그 내용은 충격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본지에서 상기 내용의 기사를 인용했다.

매체에 따르면 매크로라는 특수 프로그램으로 댓글의 추천수 등을 조작한 사건의 핵심은 문재인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의원의 관여여부다. 과연 김 의원이 어느 정도 댓글조작에 개입하고 여론을 호도했느냐, 김 의원 외에도 문재인캠프 또는 민주당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했느냐가 핵심인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 김 의원과 주범 김모씨간에 주고받은 텔레그램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그야말로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텔레그램메시지는 경찰이 확보하고 있고, 이는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메시지를 직접 본 사정기관 관계자의 주장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관계자는 이 사건 정보를 입수하는 순간, 정치적 사건일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한줄 한줄 상세하게 읽어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텔레그램메시지에 주모자 김씨만 일방적으로 의사를 전달한 것이 아니라 김경수의원과 쌍방향 대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이 기사제목과 URL을 직접 찍어주며 댓글을 조작한 사례가 최소한 수십 여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당초 김경수의원은 지난 14일 밤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텔레그램을 열어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고, 기자들이 텔레그램을 본 사실이 드러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2차 기자회견에서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 기사제목과 URL을 보내고 하는 과정에서 김씨에게도 몇 개 보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슬그머니 발을 뺐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바꾸기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직접 본 사정기관 관계자의 주장이 사실상 진실임을 입증해 주는 대목이다.

특히 김 의원은 ‘(당신들 활동사항을) 문 대표에게도 보고했다’는 식의 메시지를 텔레그램을 통해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문대통령이 아닌 ‘문 대표’라는 표현은 이 댓글 조작이 문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부터 조작됐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설사 김 의원이 문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김 씨를 격려하기 위해 이 같은 표현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분명히 그 같은 표현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또 회원이 40-50명인 단체 대화방이 40-50개 있었고, 경찰이 이 텔레그램 중 일부를 출력한 것만 A4용지로 20여장이 됐다는 것이다.

▲ 선데이저널 캡쳐
김 의원은 김 씨가 불편부당한 인사 청탁을 해 이를 거절하자 협박을 하는 등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주장했지만,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씨는 구속직전인 3월 중순까지도 매일매일 김 의원에게 자신들의 활동상황을 알리는 일일보고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텔레그램메시지는 이번 사건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줄 핵심 중 핵심 사안이다.
김경수의원이 ‘자신은 무관하다. 메시지도 잘 안 읽었다. 정치적 음모다’라고 주장하지만, 이 메시지만 공개되면, 김 의원은 누명(?)을 벗을 수 있기에 더더욱 이 메시지를 하루속히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경공모’ 회원 단체방 대화에 정치인 평가

현재는 주범 김 씨와 ‘경공모’ 회원들과의 단체방 대화내용만이 공개된 상황이다.

매체가 이들의 대화내용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김 씨는 댓글 조작을 지시하고, 이 조작을 은폐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여러 정치인에 대해 평가를 하는가하면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문 정부 핵심인사들이 예수회 회원이라며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는가 하면, 노전대통령의 죽음에 MB와 노전대통령의 최측근 2명이 연관돼 있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음모론적 주장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군(軍) 송영무장관 지시로 밀양화재사고 지원태세가동’이라는 기사에 대해 ‘요거 1번 댓글 비추 줘서 내려주세요’라며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사는 지난 1월 26일 연합뉴스가 송고한 기사다. 따라서 1월 26일 댓글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또 ‘문대통령 암호화폐 부처 조율전 공개 바람직하지 않아’라는 기사제목과 URL을 회원들에게 알려준 뒤 ‘여기 가서 악풀에 추천, 선플에 비추 눌러주세요’라고 지시했다.

이 기사는 지난 1월 16일 기사였다. 김 씨는 문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악플을 추천해서 위로 올리고, 선플은 비추를 눌러서 끌어내리라고 지시한 것이다, 명백한 여론조작이다. 이 지시에 대해 ‘국제시장’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회원이 ‘넵’이라고 답변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은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여러분의 텔레그램을 모두 리셋해야 한다. 폰을 PC에 백업했다가 리셋한 뒤 다시 설치해라. 그래야 포렌식에서 과거 채팅내용을 볼 수 없다. 2-3일 지켜보고 다시 대응을 추가로 고지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또 ‘삭제된 댓글도 다 삭제해야 돼요’라는 회원질문을 받고 ‘다 삭제하세요’ 라고 지시했고, ‘산채랑 경인선 놔두셔도 됩니다. 조작으로 가기로 했어야’라고 말해 은폐는 물론 조작의도도 밝혔다.

▲ 선데이저널 캡쳐
노회찬 쓰레기라면서 정치후원금은 왜?

특히 김 씨는 자신이 접촉한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를 회원들에게 전했다. 원색적인 단어를 가감 없이 그래도 사용했다. 김씨는 20대 총선에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노회찬의원과는 소원해 진 듯 ‘노회찬도 그렇고, 왜 그렇게 친노내부에서 좋은 평가 못 받았는지, 만나보기 전엔 짐작하기 어려웠다. 노회찬이야 뭐 온라인 이미지와 실체가 정반대인 쓰레기고’라고 적고 있다. 노회찬은 쓰레기 정치인이 라는 것이다.

또 유옹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유옹도 친노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는 정치인이라며 ‘유옹이 사람 보는 눈 없는 건 김영대 같은 사람이나, 김해을에 출마시켰다가 다른 당으로 뽀르르 날아간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밑의 사람 탓으로 돌릴게 아니라 본인의 판단력이 말 빨과는 전혀 다르다고 저는 봅니다’라고 적었다. 김영대씨가 유시민 참여민주당대표 비서실장을 했음을 감안하면 유옹은 유시민을 말하는 것이 확실하다. 유시민은 판단력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또 안희정 전 충남지사과는 매우 친밀함을 강조했다. ‘안희정 죽인다고 무서워하지 않는다’라고 적고 있고, 윤태영에 대해서도 호감을 표시했다. 반면 손석희 JTBC사장에 대해서는 ‘손석희 믿을 수는 없죠 이젠’이라며 극도의 불신감을 표현했다. 또 ‘손석희는 태블릿을 우연히 발견했다는 말을 우리가 믿어줄 때까지만 신선한 언론인 인거고, 그걸 의심할때부터는 좀 다른 눈으로 보는 것, 그러나 손석희를 지금 깔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윤건영과, 조국같은 사람들은 허수아비이고, 핵심은 소수의 예수회 신자들이다’라고 말했다.

노무현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는 음모론적 시각을 드러냈다. 김씨는 ‘노대통령의 죽음에는 MB하고 노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연루돼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음모론자 아닙니다’ 라고 적고 있다. 그야말로 음모론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또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과대망상정황도 엿보인다. 김씨는 ‘우리가 이만큼 성장해서 아무도 무시하지 못하는 조직이 됐구나, 지금도 네이버를 들었다 놨다 하지만’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온라인에서 문재인지지 70대 30여론을 반전시키는 데 1달 반에서 2달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딱 보름 만에 30대 70으로 바꿨습니다. 우리네가 우리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쎄네요’라며 자화자찬했다. 그리고는 ‘문제인대통령한테 을질 당하는 건 올해까지만 하면 됩니다’라고 말하자 회원 8명이 ‘네네’, ‘넵’하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 선데이저널 캡쳐
문재인 등 권력핵심실세들 예수회 회원 주장

또 문재인대통령 최측근은 카톨릭결사대인 제수이트회원, 즉 예수회 회원이며, 조국은 로마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김경수, 윤건영은 제수이트’ 라고 언급하며 권력핵심실세들은 모두 예수회회원이며 개종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허무맹랑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또 JTBC가 독일에서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며, JTBC기자가 텔레그램서버에서 자신들의 텔레그램 대화내용을 무단 복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하며 텔레그램사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황당한 주장들이 많은 것이다.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나눈 대화방의 제목은 ‘월요은하방’과 ‘화요 열린 지구방’이다. 은하는 경공모의 6개 등급 중 가장 상위등급으로, 나름대로 자신들의 수뇌부라는 조직이다.

그 안에서 이 같은 대화를 나눈 것이다. 김씨는 ‘3월중에 오사카총영사 발표하는 것보고 김경수가 거짓말했으면, 김경수는 분명히 외교경력이 풍부한사람이 해야 돼서 못 준다 이렇게 말했으니, 외교 경력없는 친문기자 나부랭이가 오사카총영사로 발령받으면 그때는 도망갈 데가 없겠죠. 김경수가 경공모회원전체를 속이고 거짓말을 했다면, 그걸 확인하는 순간 날려줘야죠 – 저야 뭐 다분히 똘끼가 충만하고 있으니’라고 적고 있다.

김 씨는 오사카총영사 인선시기와 누가 임명될 것인지까지 대충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3월 27일 오사카총영사에는 친문기자라는 부끄러운 평가를 받는 오태규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임명됐다.

그런데 그 일주일전 김 씨가 댓글조작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김 씨 말대로라면 3월 27일 이후 김경수의원과 전면전을 해서 날려 보낼 태세였다. 너무나 우연의 일치로 오사카총영사 임명 전 김경수의원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지목한 김 씨가 구속된 것이다.
김씨가 댓글조작으로 고발된 것이 지난 1월말임을 감안하면, 경찰이 수사를 빨리 했다면 3월말은 김씨가 벌써 구속되고도 남았을 시점이다.

그런데 질질 끌다 오사카총영사 임명발표 1주일전 김씨 사무실을 압수하면서 김 씨를 구속한 것이다. 김 씨의 죄질은 당연히 구속이지만 서울경찰청은 두달간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다, 2개월 만에 수사를 펼친 셈이다.

한편 이주민 경찰청장은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근무한 인연이 서울청장 발탁의 결정적 이유였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노전대통령의 분신인 김 의원을 감쌀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어서 국정조사와 특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매체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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