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스타벅스가 오는 5월 29일 하루는 미국내 8,200개 매장 문을 닫는다. 17만 5천명 직원들에게 ‘인종차별금지’ 라는 재교육을 실시 한다.

스타벅스가 이처럼 미국내 전 체인점을 문을 닫고 전종업원 교육에 들어 가는 것은 지난 12일 필라델피아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사건의 후폭풍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18일에는 LA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해 스타벅스 측이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스타벅스는 오는 5월 29일 오후에 미국내 8,200개 매장과 본사 오피스를 폐쇄하고 17만 5천 여명의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인종편견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12일 필라델피아 시내 스타벅스 매장에 경찰관 6명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았던 흑인 남성 2명을 체포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매장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 6명이 들이닥쳐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채 자리에 있던 흑인 남성 2명에게 다가가더니 곧바로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이들은 백인 부동산업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부동산업자가 “이건 완전한 차별”이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변 손님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서 수백만 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에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가만히 앉아있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봉변을 당한 흑인 고객 2명을 찾아가 직접 사과했다. 긴급 진화에 나선 케빈 존슨 CEO가 사과성명 발표와 함께 피해자인 흑인 남성들을 만나고 문제의 종업원이 더이상 해당 매장에 근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필라델피아 시장과 경찰 커미셔너, 지역 사회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 이번 사태의 해결 방안을 논의했으며 전날애는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서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거듭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 하겠다고 약속 했다. 스타벅스가 대대적인 전 직원 교육과 CEO 직접 사과 등으로 파문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종차별 논란은 매장 시위와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기세다.

한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8일에는 LA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어난 흑인 차별 관련 영상도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올라와논란이 커지고 있다. 브랜든 워드라는 흑인 남성이 커피를 시키기 전에 직원에게 화장실 코드를 물어봤지만, 직원은 커피를 사야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며 코드 를 알려주지 않았다.

미국내의 스타벅스 화장실은 영수증에 적힌 화장실 코드를 입력해야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해당 직원이 아무것도 사지 않은 백인 남성에게 화장실 코드를 알려주는 것을 워드가 목격 한 것.

이 백인 남성은 워드에게 “난 아무것도 사지 않았지만, 매장 측에서 코드를 알려줬다”고 답했다. 워드는 대화 내용을 모두 휴대폰에 담았다. 영상에는 워드가 매장 직원에게 “내 피부색 때문이냐”는 목소리와 매장 직원이 “촬영하지 말라”는 장면 등이 담겼다.

스타벅스 입장에선 지난 12일 미 동부 필라델피아의 한 매장에서 가만히 앉아 있던 흑인 남성 2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봉변을 당한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악재가 겹친 셈이다.

 
 ‘인종차별’ 다반사

세계 최대 커피왕국 스타벅스를 건설한 하워드 슐츠는 빈민가에서 태어난 자수성가형 CEO였다. 1971년 그와 함께 세 명의 동업자가 시애틀에 설립한 스타벅스를 1986년 인수해 당시 여섯 개이던 매장을 2000년 13개국 3천 5백개로 확장시키며 능력 있는 CEO로 인정받았다.

그해 자신의 열정이 예전 같지 않다고 판단하고 CEO 자리를 오린 스미스에게 맡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05년까지 스타벅스는 성장했지만, 뒤를 이은 CEO 짐 도널드가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2007년 스타벅스는 억만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자랑했지만, 주가가 42%나 하락하는 등 총체적인 위기를 맞았다.

‘여유로운 주민의 휴식 공간, 바리스타와 눈높이가 맞는 커피 전문점’이라는 초심은 양적 팽창이라는 욕심에 가려졌다. 2008년 1월 슐츠 회장이 구원 투수 노릇을 자청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월스트리트 분석가 들은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는 초심을 되새김질했다.

그해 2월 26일 오후 미국 내 7천 100개 매장의 문을 닫고, 직원 전체가 커피 교육을 받도록 했다. 6백만 달러의 손해를 보았지만 슐츠 회장은 ‘초심 찾기’로 재기에 성공했다. 창립 40년 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하면서 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함께 쓰러져가는 기업을 다시 일으킨 대표적인 CEO로 떠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타임>)과 ‘2009 최고의 CEO’(<포춘>)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차별 문제에 관해 노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레이스 투게더 (Race Together)라는 종업원들의 커피 컵에 캠페인 문구(#RaceTogether)를 적거나 스티커를 붙여 주고 고객이 인종차별에 관한 문제에 대해 대화를 원할 때 토론을 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러나 실용성이 적고 스타벅스 임원들만을 위한 캠페인이라는 지적으로 실패로 끝난 적이 있다. 또 캘리포니아 월넛크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국인 여성에게 ‘여기는 미국이니 한국어를 쓰지 말고 나가달라’라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미국인 여성을 지적한 스타벅스 직원이 올바르게 대처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어를 쓰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당신(미국인 여성)이 잘못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스타벅스가 창사 이래 두번째 전 매장 휴업과 전체 종업원 재교육으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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