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비핵화 논의했다고 비핵화 실현되는 건 아냐"

4·27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일본 언론은 북미회담 결과에 대해 이 같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북한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폐쇄식 현장 취재에 한국·미국·중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을 초청하면서 일본을 쏙 뺀 것에 대한 반응이다.

1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은 '6·12 이후 어디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화와 안정이 기다리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비핵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비핵화가 실현된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익명의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목소리를 빌어 한반도 비핵화 전망에 비관론을 펼쳤다.

이 일본 정부 고관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핵을) 30년 가까이에 걸쳐 죽을 각오로 개발했다. 손 뗄 리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은 ‘비핵화할 테니 적대시하지 말라' 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비핵화를) 약속하면 적대시하지 않겠다' 정도는 말할지 모른다"며 "북한 입장에서 이 정도면 대성공"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후 계속 협의하며 시간을 벌고, 제재 해제 및 경제 지원을 이끌어내 핵 보유국으로서 살아남을 계획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관계자는 미국에 대해서는 낙관론으로 일관했다.

미국은 자국을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막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리비아를 완전히 비핵화한 부시 정권에서 국무차관을 지냈으며, 유엔대사도 역임하는 등 핵 비확산 문제에 정통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우며 "(미국 측이 북한과) 이치에 맞지 않는 타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대도 긴밀하다"며 긴밀한 미일동맹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아베의 연대가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그런 일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의지하고 있고, 아베 총리도 트럼프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일본)는 (일본을 사정권에 넣은) 단거리 핵 및 생물화학무기를 포함한 완전한 폐기를 요청한다"면서 "그런데 한국은 '한번에 전부 요청하지 말라''허들(장벽)을 너무 높이면 회담은 실패한다'고 한다"고 화살을 우리 정부에 돌렸다.

마이니치는 이어 "남북이 통일돼 '고려연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것(고려연방)은 중국, 러시아와 함께 핵 보유국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으로 칼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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