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원희룡(54) 후보가 14일 오후 제주시 중앙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열린 제2공항 관련 후보 초청 토론회장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당한 뒤 눈을 감은 채 자리에 앉아 있다. 달걀을 맞은 원 후보의 왼팔 옷 소매가 젖어 있다. 2018.05.14. (사진=독자 제공)
[김민호 기자]“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했던 그분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그분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쾌유를 기원빕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무소속)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심경을 남겼다.  

이어 그는 "오히려 그분이 자해로 많이 다쳤다고 들었다. 저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했던 그분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며 "그분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2공항 문제는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이해와 관심이 큰 사안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서는 안 된다"며 "저는 이번 일을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번 겸허히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리고 이번 일이 제2공항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전화위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이 글에서 가해자를 용서하면서 “제2공항 반대측에게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자”는 메시지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마무리 된 듯한 '원희룡 후보 폭행 사건'은 이번 선거의 중요한 변수로 급부상했다.

제주도내 한 인터넷언론사의 제2공항 토론회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원 후보가 반대대책위원회 한 위원으로 부터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되면서 도지사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원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민주당 문대림 후보를 비롯한 4명의 도지사 후보들도 모두 이날 빚어진 폭행사건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또 이번 사건이 제주지사 선거판도에 미칠 영향을 예상한 방비책으로 읽힌다. 이 사건의 불똥이 혹여 자신들에게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엿보인다.

이 사건은 우선 현직 지사인 도지사 후보가 제2공항 토론회장에서 폭행을 당한 점에서 파장이 메가톤급이다. 선거민심은 이 사건으로 이미 출렁이고 있다. 특히 원희룡-문대림 '양강‘이 선두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은 이 사건 이후 더 치열할 전망이다.

제주지역 정가에서는 당장 이 사건이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도내 일간지 등 도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서 후보 지지율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을 보인다. 최근의 도내 한 여론조사는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대림-원희룡 후보가 오차범위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원 후보에 동정표가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쏠려도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 등이 다양하게 나온다.

다만, 원 후보가 이 사건으로 포털 검색어 이틀 상위를 랭크한 점을 보면, 제주지사 선거가 전국 선거 중 가장 뜨거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인식시켜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5시 20분쯤 제주벤처마루 백록담홀에서 진행 중이던 제2공항 관련 도지사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씨로부터 날계란을 맞고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했다. 보좌진이 이를 말리자 김씨는 자신의 팔에 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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