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구 회장이 와병중인 가운데 다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LG그룹의 후계 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17일 LG그룹에 따르면 ㈜LG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41세)<사진>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다음 달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 최종 확정된다.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재계 안팎에선 벌써부터 '4세 경영'에 나서는 구 상무에게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 상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둘째 남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家)의 전통에 따라 지난 2004년 아들이 없는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해 경영승계를 준비해왔다.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11.28%),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LG의 지분 6.24%를 보유한 3대 주주이기도 하다.

구 상무는 오너가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또 사업 책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은 고객과 시장 등 사업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으며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상무는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했다. 구 상무는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과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창원사업장과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제조·판매, 기획을 비롯해 국내외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지난 2015년 ㈜ LG 상무로 승진한 구 상무는 향후 LG의 주력·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해 왔다.

구 상무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을 두루 누비며 사업 성과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재계는 구 상무가 앞서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그룹 신 성장사업 중 하나인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부문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아 본격적인 경영 승계 수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LG측에 따르면 구 상무는 특히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컨퍼런스나 포럼 등에 직접 참석하면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구 상무는 평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존중하고 야구 관람도 같이 즐기는 등 소탈하게 지내지만, 일에 있어서는 실행을 깊이 챙기고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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