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홍 대표는 22일 조계사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한국 취재진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현장 방문을 허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 “핵 폐기를 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지는데 그것을 믿는 국민은 바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듣기에 따라 '핵 포기 순간 네(김정은)가 죽으니 핵을 가지고 있어라'라는 충고(?)로도 들린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믿는 국민은 바보라는 말로... 마치 극우보수 평론가 입에서 나올 법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이어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의식한 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1월 중간선거, 러시아스캔들 등 악재 때문에 북·미협상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 폐기 대신 미국에만 위협이 안 되는 협상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한반도에는 재앙이 된다”며 “북핵이 인정되면 우리 국민 세금의 절반을 상납해야 하는 처지가 올지도 모른다”고 위협(?)했다.

또 “북한이 문재인 정부를 꼬드겨서 협상하는데 내가 북한의 본심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며 “한 마리 제비가 왔다고 해서 온 세상에 봄이 온 것처럼 하면 안된다”며 특유의 독설로 작금의 상황을 경고했다.

홍 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보면 마치 자신이 봄 맞은 제비처럼 제멋대로 날개짓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같은 발언이 자신의 소신임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공직에 들어선 이래 36년 동안 검사, 국회의원, 원내대표,당 대표에 이어 경남지사로 갔다가 다시 대통령후보, 당 대표로 복귀한지 1년이 다되어 간다."며 "나는 공직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세평에 관심두지 않고 내 소신대로 일을 처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세상을 위해 일관되게 일해 왔다."고 '독고다이' 임을 스스로 밝힌 후 "오늘 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님의 칼럼을 보고 세상이 온통 북핵환상에 빠져 있는데 나와 생각이 같은 분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했다."고 '자화자찬' 했다.

그러면서 "오늘 부처님 오신 날, 환지본처라는 말을 다시 되새기게 되는 날"이라고 했다.

환지본처(還至本處). 불교용어로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간다는 말이다.

홍 대표의 오늘 말을 정리해보면 '핵 폐기를 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지니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 갔으면 좋겠다'는 말로도 들린다.

나만의 생각일까? 아니면 나도 홍 대표를 닮아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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