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국정농단 사태의 발단이 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온 변희재(44)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이 30일 구속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청구된 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범죄의 소명이 있고, 범행 후 여러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며, 피해자 측에 대한 위해가능성 등을 종합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오전 10시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변희재 고문은 손석희 사장 자택 앞 집회에서 대해 "지난해 1월 두 차례 연 것이 전부이며 부인 성당 앞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JTBC 사옥 앞과 성당 앞 집회가 2월까지 이어지게 된 것은 검찰 측이 손석희 사장과 일대일 토론으로 결판내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에 의해 살해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서 변 고문은 "손 사장에게 하루빨리 토론에 응하라는 취지의 메시지였을 뿐이다. 직접 손 사장의 신변을 위협하겠다는 발언은 아니다. 너무 과도한 표현이 이뤄진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 그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하고 최순실이 이용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기존 주장에 대해 변 고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태블릿PC가 최순실 것이라고 결론 내린 적 없다. 오히려 여러 명이 돌려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미디어워치 독자 100여 명은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 검찰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변희재의 입을 막는다고 진실이 묻히지 않는다’, ‘언론 탄압 변희재 탄압 즉각 중단하라’, ‘변희재와 우리는 끝까지 간다’ 등의 피켓을 들고 나와 구호를 외치며 변 대표의 구속을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인권명예보호전담부(부장검사 홍승욱 형사1부장)는 ‘손석희의 저주’ 책과 미디어워치 인터넷 기사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손 사장과 JTBC, JTBC 관계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JTBC는 2016년 10월 최 씨 소유 빌딩에서 문제의 태블릿PC를 입수하고 그 안에 담긴 파일 내용을 보도했다. 최 씨가 청와대 정호성(49)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받은 대통령 순방일정 등 대외비가 여럿 포함됐고, 관련 보도는 최 씨가 권한 없이 국정에 관여했다는 ‘비선실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정 전 비서관은 공무상 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은 지난달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확정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