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30일(현지시간) 도착 후 호텔로 들어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민호 기자]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미 정상회담 사전 협의를 위해 30일 오후 (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이 탄 항공편은 베이징을 출발해 이날 오후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은 2000년 이래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북한 당국자라고 알려졌다. 북한 고위 당국자가 미국을 찾은 건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시절인 2000년 조명록 북한군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한 이후 18년 만이다.

CBS뉴스는 김 부위원장과 일행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이 이륙 직후 항공편에서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다. CNN방송도 미 사법 당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 부위원장이 미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공항에 나온 북측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의 동선에 대해 "미 국무부 측에서 별도로 모시고 나간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부터 맨해튼 모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접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그동안 진행돼온 양국 간 판문점·싱가포르에서의 접촉을 토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 측의 체제안전 보장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정상회담 핵심의제와 일정 등에 대해 최종 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뉴욕 담판'으로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로 한때 위기에 빠졌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뚜렷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예정됐던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불과 13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복심'들이 최종 담판을 벌이는 것이다. 그동안 두 차례 방북했던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이번 만남은 세 번째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 이후에는 첫 만남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뉴욕 접촉은 일단 이날부터 이틀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30∼31일 뉴욕에 간다"고 밝혔다. 국무부 일정표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 2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으로 돼 있다.

외교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이날 뉴욕 모처에서 만찬을, 31일 오전에는 공식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서 뉴욕으로 출발 당시 북한의 대미외교 주요 실무자인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도 모습을 드러내 이들이 김 부위원장의 뉴욕 방문을 수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위원장이 언제까지 뉴욕에 머물지는 불투명하다. 변수는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DC 방문 여부다.

김 부위원장이 처음부터 뉴욕을 찾았다는 점에서 워싱턴 방문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뉴욕에서의 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행과 트럼프 대통령 면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방북,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했던 것에 비춰 김 부위원장 역시 김 위원장의 사실상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휴대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미국은 김 부위원장이 독자 제재 대상이고, 수도인 워싱턴보다는 정치적 상징적이 덜하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회담 장소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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